정의화 "김영남 만나 남북정상회담 물꼬 틀 것"

서울경제신문 '한반도포럼'서 밝혀… "내년 2~3월 회동 제안"


정의화 국회의장이 25일 내년 초 신년사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회동을 제안해 남북정상회담의 물꼬를 트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은다.

남북 당국 간 대화가 막히고 대결국면이 지속되고 있어 국회의장끼리 만나 남북교류·협력의 길을 만들고 나아가 남북정상회담을 열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게 정 의장의 구상이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 본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서울경제TV·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통일준비를 위한 우리의 과제-남북관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라는 주제의 한반도경제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정 의장은 "내년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에게 2~3월 중에는 직접 만나자고 제안하겠다"며 "한번 시도했는데 실무접촉을 하다가 실패해 이번에는 (김 위원장과) 만나서 정상회담 실무접촉을 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남북 정부 간에 회담이 잘되지 않으니 국회가 나서 남북 교류협력의 물꼬를 트겠다는 게 정 의장의 구상이다. "정부의 제2차 고위급회담을 보고 하려고 했는데 잘 안 돼 국회가 나설 수밖에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실제 정치권에서는 "분단 70년인 내년이 박근혜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는 호기"라며 "그 기회를 날리면 이명박 정부처럼 남북관계에서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전 독일 대통령의 "준비 없는 통일은 재앙"이라는 말을 소개하며 국회 차원의 싱크탱크인 '국회미래연구원(가칭)'을 설립해 '한반도 통일준비'를 핵심 어젠다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장은 "지금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뤘다고 하는데 분단상황에서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치·경제·사회 불안이 지속되고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계승하지 않은 데 대한 문제제기도 했다. 정 의장은 "정상회담이건 축적된 것들이 있는데 정권이 바뀌면서 단절되는 게 나쁘다"며 "우리가 역사를 만들어갈 때는 앞의 사람을 딛고 한 단계 올라가는 것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한 어리석은 상황"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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