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볼을 베어낼듯 매서운 바람과 잎을 다 떨군 나무들의 앙상함만 떠올리느라면 겨울에 대한 그런 선입관은 일면 당연하다. 하지만 얼음땅 밑에서 봄을 키우는 장미처럼 겨울은 또 다른 시작을 위해 세월의 한 단위를 매듭짓는 계절이다.굳이 그런 「의미」를 떠나서도 겨울은 아름다운 계절이다. 짙푸른 하늘, 모든 것을 드러내면서도 때론 순백으로 덮어주기도 하는…. 게다가 옷을 많이 껴입을 수 밖에 없어 멋쟁이들에게는 자신의 패션감각을 마음껏 드러내는 기회이기도 하다.
스커트가 정장인 여성들에게 부츠는 특히 그렇다. 추위를 막는 방편이자 주요한 패션포인트이기 때문. 부츠는 원래 전투·방수용으로 개발된 일종의 군수품. 그러나 트렌치코트와 마찬가지로 점차 패션상품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다양한 스타일이 선보였다. 길이의 경우 발목을 조금 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요즘에는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것도 있다.
◇유행경향= 롱 스커트와 통바지 등 간편한 옷이 유행하면서 무릎길이인 롱부츠와 발목길이인 앵클부츠의 중간형태로 미디부츠가 등장, 인기를 얻고 있다.
또 한동안 각광받은 날렵하고 섹시한 디자인이 점차 사라지는 대신 심플한 디자인의 캐주얼풍 부츠가 새로운 경향으로 부상하고 있다. 길이에 상관 없이 앞 코는 주로 둥글거나 완만한 사각형태이며 굽은 예년에 비해 낮고 굵어졌다.
색상은 검정색과 짙은 갈색뿐만 아니라 광택감이 도는 회색, 크림색, 베이지색 등으로 다양해졌다. 소재는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양가죽이나 실용적인 소가죽, 다리에 꼭 밀착돼 각선미를 드러내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는 스판덱스 소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연출법= 최근 유행하는 통바지나 발목까지 올라오는 롱 스커트에는 앞 코가 둥근 발목길이의 앵클부츠를 신으면 잘 어울린다. 또 통통한 다리에는 종아리 가운데에 부츠 끝 부분이 살짝 걸치는 앵클부츠가 적당하다. 무릎길이나 종아리 길이의 미디스커트, 발랄한 분위기의 미니스커트에는 무릎까지 오는 롱 부츠가 제격이다.
다리가 길고 키가 커보이기 위해서는 스커트·부츠·스타킹 색상을 하나로 통일하면 좋고 포인트를 주고 싶다면 스커트와 부츠의 색상을 동일하게 하되 스타킹만 특이한 색으로 연출하면 눈길을 끈다.
예를 들어 무릎 위로 살짝 올라오는 검정스커트에 무릎 바로 밑까지 오는 검정 롱 부츠를 신었다면 짙은 와인색이나 보라색 스타킹을 신으면 남다른 패션감각을 자랑할 수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카우보이 스타일의 웨스턴부츠나 발목길이의 노란색 부츠인 옐로워커는 몸에 달라붙는 청바지나 무릎길이의 스커트와 코디하면 캐주얼하면서도 발랄한 느낌을 줄 수 있다.
구동본기자DB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