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父子)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나란히 외교관과 파병 장병으로 국위선양을 하게 됐다. 현 아프간 주재 유영방(59) 대사와 동의부대 6진에 소속돼 이달 23일 의무병으로 아프간 파병길에 오르는 아들 유승석(28) 일병이 그 주인공. 유 대사는 지난 72년 외교부에 들어와 주 포르투갈 참사관과 호놀룰루 부총영사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아프간 주재 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유 대사의 외아들인 유 일병은 2001년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사법고시를 준비하다 지난해 11월 입대, 백마부대에서 의무병으로 복무해왔다. 유 일병은 그동안 아프간 현지 주민들의 열악한 의료현실을 언론을 통해 전해듣고 아프간 현지에서 파병임무를 수행 중인 동의부대를 지원, 파병길에 오르게 됐다. 유 일병은 “치안이 불안한 아프간 현지에서 근무 중인 부모님이 처음에는 안전을 우려해 파병지원을 극구 반대했지만 설득 끝에 허락을 받았다”며 “아프간 현지 주민들이 동의부대의 진료를 받기 위해 3∼4일씩 걸어서 부대를 찾아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의무병으로서 이들을 돌보는 것도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파병 지원동기를 설명했다. 유 일병은 “현지에서 대테러전을 수행하는 미군 등의 피격 소식을 들을 때마다 부모님의 안전이 우려돼 늘 불안했다”며 “파병 이후 아프간에서 부모님과 같이 생활할 수는 없지만 좀더 가까이서 ‘고통’을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동의부대 6진 통역병으로 선발된 박진우(29) 상병도 미국 영주권 소지자로 자진해서 조국에 대한 봉사를 위해 자원 입대했다. 특히 박 상병의 부친 박세헌(57)씨는 해사 26기로 워싱턴 주재 한국 대사관 무관을 역임한 예비역 해군 준장이다. 미 플로리다주립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하고 현지 엔지니어링 회사를 다니다 입대한 박 상병은 “직장은 나중에라도 선택할 기회가 주어지지만 군복무를 통한 조국에 대한 봉사는 평생 단 한번밖에 주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에 군입대와 파병을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 상병은 또 “부친이 미 공로훈장을 3차례나 받는 등 장군으로서 명예롭게 군 복무를 하셨는데 자식으로서 군대를 가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