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IMF속 작년 `선전'

「IMF 관리체제」라는 혹독한 시련속에서도 지난 한해동안 국내 전자업체가 세계 정상에 올라선 품목이 4개에서 6개로 늘어났다.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자업체가 지난해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제품은 기존의 메모리 반도체, 전자렌지, PC용 모니터, 컬러 브라운관에 CD롬드라이브와 TFT_LCD(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가 합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세계 전자업계의 최대 경쟁자인 일본업체들을 제친 것이어서 주목된다. 업체별로는 삼성전자 4개(메모리 반도체, 전자렌지, PC용 모니터, TFT_LCD), LG전자 1개(CD롬드라이브), 삼성전관 1개(컬러 브라운관) 등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94년 TFT_LCD 사업에 뛰어든 지 5년만에 이 부문에서 세계 정상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 한해동안 16.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해 일본 샤프(15.7%), 도시바(12.7%), NEC(12.7%)를 눌렸다. 97년에는 샤프(18.8%), NEC(16.6%), 도시바(14.9%)에 이어 4위를 차지했었다. 삼성 관계자는 『일본업체들은 경기 상황에 따라 투자를 조절해 온 반면 삼성은 지난 94년 이후 신수종사업인 TFT_LCD에 꾸준히 투자한 게 주효했다』며 『특히 지난해 천안공장의 양산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세계 1위 품목은 TFT_LCD, D램 및 S램 등 메모리 반도체(19%), 전자렌지(20%), PC용 모니터(14.1%) 등 3개에서 4개로 증가했다. LG전자도 지난해 CD롬드라이브시장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LG전자는 지난 한해동안 세계 CD롬드라이브시장에서 13.5%를 점유해 97년 3위에서 1위로 뛰어올랐다. 그 다음으로는 일본 도시바(11%), 마쓰시타(9%) 등의 순이었다. 이는 LG전자가 지난 90년 1배속 CD롬드라이브를 생산한 이래 8년만의 일로 컴팩·IBM 등 세계적인 PC업체에게 품질을 인정받아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의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관도 컬러 브라운관분야에서 세계 수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전관은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18%를 차지해 필립스·톰슨 등과의 거리를 더욱 벌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삼성전관·LG전자·오리온전기 등 국내 3대 브라운관 생산업체의 판매량이 처음으로 일본업체의 판매량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21세기 최대 시장으로 등장할 디지털TV 등 차세대TV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현재 상태로는 최대 경쟁업체인 일본업체와 대등한 수준이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정상의 전자제품이 늘고 있는 것은 가격적인 측면도 있지만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는 증거』라며 『특히 대부분 일본업체를 누른 결과라는 게 더욱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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