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안정이 최우선돼야"

■ ASEM 재무장관 회의
재무장관들 "신중한 통화정책을" 한목소리
물가·성장에 동시대응하는 역설적 상황맞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ㆍ아셈) 재무장관회의를 위해 제주에 모인 각국 재무장관들의 고민은 한결같이 고(高)유가와 높은 식량 가격 등으로 야기된 고물가였다. 재무장관들은 “현재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물가안정이며 신중한 통화정책이 요구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크리스틴 라갸드 프랑스 재무장관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유가와 곡물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문제가 이번 재무장관회의에서 가장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다”면서 “아시아와 유럽이 물가와 성장이라는 두 가지 과제에 동시 대응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았다”고 말했다. 루카스 파파데모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도 “물가안정 전망이 악화됐고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여전하다”면서 “유로존의 올해 물가 상승률이 3%를 웃돈 후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책의 최우선적인 초점을 물가에 맞춰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구로다 하루히코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는 “많은 나라들이 성장을 둔화시키지 않으면서도 물가상승을 컨트롤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아시아 각국이 금리를 올려 미국과의 금리차가 커지면 포트폴리오 투자가 유입되고 석유선물 가격이 상승하는 한편 경제의 하드랜딩(경착륙) 가능성도 커지지만 물가를 통제할 수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지적했다. 가토 다카토시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도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는 물가상승과 그 기대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최우선적으로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경기부양은 물가가 안정된 상태에서만 적절한 정책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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