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반품사태 현실화 '골머리'처방목록 빠진 중소제약사 제품 위주
「우려했던 사태가 현실로」 의약분업 시행전에 공급됐던 전문 의약품들 가운데 일부가 다시 제약업체로 되돌아 오는 이른바 「반품사태」가 현실화되고 있어 제약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의료기관이나 약국에서 반품되는 전문의약품이 크게 늘어 반품비율이 최고 2배 이상 증가 10%대를 넘어섰다.
급격한 의약품 반품의 증가는 병·의원에서 더 이상 외래환자들에게 투약을 하지 않기 때문. 여기에 약국에서 보유하고 있는 의약품 가운데 병·의원 처방이 나오지 않는 의약품들이 제약사로 U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제약사들이 밀어넣기 식으로 제품을 깔아,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특히 중소 제약사들은 향후 발생할 반품사태 보다 당장의 물량공급에 치중해왔던 것이 반품사태를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몇몇 업체들은 「하나라도 더 시장에 내놔야 의약분업이후 시장선점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 수요 이상으로 출하해 왔다. 따라서 반품사태가 일부 업체들에게 집중, 심각한 경영난을 불러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또 상용처방약 목록이 정해지면 반품사태가 본격화해 엄청난 파장을 부를 것으로 보고 있다. H제약 영업담당 전무는 『처방약 목록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약국이 지레 짐작으로 약을 확보하고 있다』며 『목록이 확정되면 중소업체들의 약들이 무더기 반품, 한바탕 소동이 일 것』으로 전망했다. 의약품 반품이 문제가 되는 것은 반품 의약품의 대부분이 유효기간을 넘겼거나 이미 개봉된 것이기 때문. 이에 따라 제약사에서는 반품되는 의약품을 폐기할 수 밖에 없고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경영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D사 영업 관계자는 『이달들어 반품되는 의약품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하고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이런 악재가 돌발해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H사 관계자는 『유효기간이 지나지 않았다 하더라도 다시 포장해 판매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낳을 수 있어 대부분 그대로 버릴 수 밖에 수 없다』며 『일선 병·의원이나 약국이 최소한 6개월개전에 반품해 업체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태현기자THKIM@SED.CO.KR
입력시간 2000/09/04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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