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별 대응전략대기업, 원가구조 개선등 리스크 최소화 부심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대로 떨어지면서 기업들이 대응책 마련에 부산하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외환 지급시기를 조정하는 등 환리스크 최소화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원가절감 노력과 함께 가격인상 등 특단의 대책도 고려하고 있다.
▶ 대기업들 다각도로 대책 마련
현대자동차는 해외 판매가격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일본차와의 경쟁을 의식, 고심 중이며 유럽시장 수출비중 확대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올해 연평균 환율 예상치를 1,150원으로 책정해 1ㆍ4분기에는 1,200억여원의 환차익을 챙겼으나 최근 환율이 크게 하락, 앉아서 수천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며 "원화가 달러당 100원 떨어지면 수출 부문에서의 매출이 2,000억원 줄어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올 경영계획을 짤 때 환율을 1,150원으로 산정해 아직까지는 큰 영향이 없으나 구매시스템 혁신 등을 통해 원가구조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 환율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 역시 환율변동에 대비한 헤지 거래비중을 30% 이상으로 유지하면서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모으는 한편 수시로 환율동향을 점검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화섬업계는 의류용의 경우 중국에, 나일론 및 폴리에스터는 타이완에, 스펀덱스와 산업자재 부문은 미국 등 선진국에 각각 밀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효성은 차입금 축소를 통한 재무구조 건전화와 함께 차별화 제품의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 중이며 코오롱도 외부환경 변화에 영향을 덜 받는 형태로 사업구조를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는 달리 외화부채가 많은 항공업계와 내수업계 등은 부담이 가벼워져 환율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을 즐기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원ㆍ달러 환율이 10% 가량 하락하면 우리의 수출은 22억달러 감소하고 수입은 79억4,000만달러 증가해 무역수지가 101억4,000만달러 가량 악화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중소기업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
그나마 대기업들은 나은 편이고 중소기업들은 속수무책이다.
지난 4월 이후 3개월 만에 원화가치가 10%나 올랐으나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환변동보험 가입이나 수출거래에서 헤징을 거의 못해 환율하락의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조사에 따르면 매출액이 1,000억원대 이상인 중견기업들도 절반 이상이 환율변동에 대비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보다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인력난, 주5일 근무제 등 다른 현안들 때문에 환율대책이 전무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대부분 중소기업들이 환율변화에 따른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이 환변동보험 가입이나 헤징을 위한 금융기법을 사용하기에는 비용이나 필요인원 충원 측면에서 너무 열악하다"고 말했다.
한 중소기업 전문가는 "기협중앙회 등 중소기업 관련단체들이 환율변화의 위험을 널리 알리고 환 헤징방법 전수나 단체보험식으로 환변동 가입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동호기자
온종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