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들 수출 부진, "내실경영의 역설" 탓

최근 엔저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수출물량 증가세가 부진한 이유가 역설적으로 내실 경영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5일 ‘최근 일본 수출기업 동향과 우리에의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일본의 수출액이 7,146억 달러로 전년 대비 10.5% 감소한 데 대해 일본 수출기업들의 원가 절감, 현지 시장 확보를 위한 해외생산 확대와 수익성 제고 노력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예를 들어 혼다의 해외생산 비중은 지난 2005년 63.0%에서 지난해 80.4%로 늘었다. 이 같은 추세로 인해 일본 기업들의 해외 법인 매출이 2012년 4·4분기 이후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일본 제조기업의 분기 경상이익 증가율은 매분기 20~50% 증가했다.

일본의 내수 회복도 일본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에 일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기업들의 해외법인이 일본으로의 역수출도 늘리는 추세다. 일본 해외법인의 대(對)일본 매출은 2012년 3·4분기에는 전년 동기보다 6.9% 감소했지만, 지난해 3·4분기에는 22.0% 증가했다. 일례로 철강산업의 경우 자동차 생산 확대, 재건 수요 증가 등으로 국내 수요가 폭증했으며, 도쿄제철은 지난해 여름부터 모든 품목에서 수출을 중단한 바 있다.

여기에 엔저로 일본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장기적으로 수출보다는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추세다. 도요타는 엔저 효과로 영업이익이 2012년 1.3조엔에서 지난해 2.3조엔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며, 하이브리드차 등 차세대 기술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액을 지속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국제무역연구원 관계자는 “일본기업들의 경쟁력 향상에 대비해 우리나라에서도 정부차원의 R&D 투자 확대, 기술융합, 동종업계간 공동연구개발 지원뿐만 아나라 기업·산업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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