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아메리칸 파이 웨딩’

젊은 청춘의 질펀한 섹스 이야기를 코믹하게 표현, 화제를 모았던 `아메리칸 파이` 시리즈가 세 번째 작품 `아메리칸 파이 웨딩`(American pie the wedding)으로 14일 국내 극장가를 찾아온다. 제1편에서 `파이`를 벗삼아 총각딱지를 떼려고 법석대던 고등 학생들이 여름 휴가철 `한 껀`을 노리던 대학생(2편)이 된 데 이어 어느덧 결혼을 앞둔 사회인(3편)으로 `장성`한 것. 주인공 짐(제이슨 빅스 분)은 대학 때 처음 사귄 여자 친구와 결혼을 앞둔 `알고 보면` 순진남. 하지만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청혼 계획이 엉망이 되고 결혼 전 파티마저 한없이 망가지는 등 특유의 `좌충우돌`은 조금도 달라진 게 없다. 지저분하고 가학적인 화장실 유머와 간혹 지나친 수위의 성적 농담으로 웃음을 만드는 장치 역시 1~2편과 마찬가지. 청혼과 결혼 준비, 피로연, 총각파티 등 극적 요소도 영화의 계보를 이어가는 데 어찌 보면 부족함 없어 보인다. 하지만 `결혼`의 신성함과 `섹스`의 질퍽함을 동시에 담아내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인 듯. 자매임이 믿어지지 않는 `섹시한 여동생`이 신부 대신 큰 비중으로 등장하며, 신부가 원하는 바를 위해 이웃 도시에서 드레스를 공수하고 `몸치` 임에도 춤 연습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 등이 시리즈의 전형과 동떨어진 만큼 특유의 `재미`마저 감소시킨다. 미국에서는 8월 초 개봉해 첫 주말 3,430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거둬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18세 이상 관람가. <이정배기자 ljb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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