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2금융권으로 갈아타기 속출

보험사, 단위농협 등 대출한도 은행보다 많아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한 뒤 더 많은 돈을빌릴 수 있는 보험사, 상호저축은행, 단위농협 등을 이용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2금융권의 담보인정비율(LTV)을 은행과비슷한 수준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금융소비자들이 대출금을조기 상환하는 경우가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험회사나 단위농협 등에서 더 많은 금액의 대출을 받을수 있다는 점을 들어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겠다는 고객들이 많아 골치"라면서 "일선 영업점에서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 은행의 LTV, 즉 은행이 주택을 담보로 대출해 줄 수 있는 한도는 투기지역아파트의 경우 시가의 40%, 비투기지역의 경우 60%로 돼 있다. 그러나 상호저축은행은 투기지역 60%, 비투기지역 70%로 돼 있어 같은 아파트를담보로 잡히더라도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다. 또 단위농협은 투기지역 70%, 비투기지역 80%를 적용해 오다 지난 20일부터 10%포인트씩 낮춰 60%, 70%로 하고 있다. 보험사는 은행과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지만 실제 대출금액은 은행보다 많다. 금융계 관계자는 "어떤 기관의 자료를 토대로 시가를 판단하느냐, 또 하한가를기준으로 하느냐, 상한가를 기준으로 하느냐 등에 따라 실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크게 달라진다"면서 "일부 보험사는 이런 점을 이용해 대출한도를 늘려 준다"고말했다. 이처럼 2금융권에서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은행의 담보대출을갚고 2금융권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한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조기 상환 고객 200명을 샘플로 뽑아 이유에 대해 조사한 결과 47%는 한도가 작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또 조기상환고객의 36%는 보험사로, 20%는 단위농협으로, 17%는 상호저축은행으로 각각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계 관계자는 "실수요가 아니라 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금리는 의미없으며 대출한도가 중요하다"면서 "부동산가격 상승의 원인이 투기수요 때문이라는 점을고려하면 2금융권의 LTV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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