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가.’ 헨리 포드와 닷지 형제의 상반된 견해가 법정에서 맞붙었다. 소송의 발단은 포드사의 1916년 배당 중단. 요즘 가치로 따지면 44억달러가 넘는 6,000만달러를 사내유보금으로 쌓을 정도로 자금사정이 좋았던 포드사가 배당을 중단하자 지분 10%를 보유한 닷지 형제가 배당금 지급 소송을 걸었다.
소송은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최우량 기업인 포드사 주주들의 알력이 표출된데다 1913년 포드사에서 독립해나간 닷지 형제가 설립한 닷지자동차사가 랭킹 2위로 급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닷지 형제는 주주의 권리를 내세웠다. 포드와 이사회가 제품가격을 낮추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배당금을 지급하고 않았다는 것.
법정에서 포드는 이렇게 말했다. ‘기업의 목적은 좋은 제품을 값싸고 생산하고 높은 임금을 받는 종업원을 보다 많이 고용하는 데 있다. 과도한 이익은 바람직하지 않다. 돈이란 가끔 버는 것이다.’ 여론은 종업원들에게 업계 평균의 2배 이상 되는 봉급을 지급하고 끝없이 가격을 내리는 포드 편이었다.
법원은 어떻게 판결했을까. 미시간주 최고법원은 1919년 2월7일 ‘영리 목적의 회사는 원칙적으로 주주들의 투자수익을 위해 조직되고 운영되는 것이며 공익사업은 개인 돈으로 하라’는 판결을 내려 닷지 형제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포드는 닷지 형제들에게 190만달러를 배당할 수밖에 없었다.
닷지-포드 소송의 결말은 ‘미국식 주주자본주의’가 꽃 피는 데 결정적인 자양분을 공급했다. 미국 기업인들은 이 소송을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재판으로 꼽지만 최근에는 비판론도 나오고 있다. 주주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가 맞물린 무한한 탐욕의 결과가 세계 경제위기를 초래했다는 해석이다. 과연 무엇이 옳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