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안 29일 ECFA 체결 '차이완 시대' 개막 대만 무관세 혜택·中과 밀월 가속…한국견제 심화 예상
입력 2010.06.28 21:20:20수정
2010.06.28 21:20:20
양안(兩岸)판 자유무역협정(FTA)인 경제협력기본협정(ECFA)가 29일 체결된다. 이는 본격적인 차이완(China+Taiwan) 시대 개막을 알리는 것으로 중국 시장을 두고 대만과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28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장빙쿤(江丙坤)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 이사장이 이끄는 대만 대표단이 중국과 제5차 양안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중국 충칭(重慶)에 도착했다. 장 이사장 일행은 29일 중국측 파트너인 천윈린(陳雲林) 회장을 비롯한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의 대표단과 회담할 예정이다.
천 회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최종적인 결정만이 남았다”며 “ECFA가 체결되면 양안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과 대만은 지난 23~2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예비회담을 열어 ECFA의 본문과 5개 부속문건에 합의해 실무협상을 완료했다.
지난 1월 ECFA 협상을 시작한지 불과 5개월 만에 협정을 체결하게 된 것이다. 조기에 협상이 타결된 것은 중국의 대폭 양보로 인한 것이다.
ECFA는 크게 서문과 총칙ㆍ경제협력ㆍ무역ㆍ투자ㆍ조기관세자유화(조기수확) 등을 규정한 5개 장(章), 16개 조(條), 5개 부속문건으로 구성돼 있다.
중국과 대만 양측은 예비회담에서 관세 감면을 거쳐 폐지 대상을 정하는 이른바 조기수확 대상 품목을 대만 539개, 중국 267개 품목으로 정했다. 이 가운데 대만의 108개 품목은 ECFA 발효 직후 무관세 혜택을, 나머지 품목은 향후 2년간 3단계를 거쳐 무관세 혜택을 보게 된다.
중국이 대만에 개방하는 품목의 지난해 수입액은 138억3,000만 달러다. 대만이 중국에 개방하는 품목의 지난해 수입액은 28억5,000만 달러다. 중국이 대만보다 개방폭이 5배 가량 많은 셈이다.
서비스무역 조기수확도 중국은 은행 증권 보험 등 11개 업종, 대만은 은행 등 9개 업종을 개방하기로 했다. 대만은 완화된 조건에 중국에 은행 지점을 설립할 수 있고, 1년 이상 영업할 경우 위안화 업무도 할 수 있는 특혜도 얻어냈다.
한국 입장에서는 양안 경제의 통합이 반갑지 않다. 중국 시장을 놓고 대만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한국입장에서는 관세만큼 손해로 보게 되기 때문이다. 대만은 입는 연간 무관세 혜택은 13억 달러에 이르게 된다.
특히 반도체와 LCD 등은 적지 않는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일례로 중국 팍스콘의 모회사인 대만의 홍하이그룹은 대만에서 부품을 조달해 중국 본토로 들여올 때 상당부문 관세혜택을 받게 된다.
중국과 대만의 밀월은 관세보다 더 무섭다. 그 결과가 한국 견제 더 나아가 배제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홍하이그룹은 중국 쓰촨성으로부터 8.5세대 LCD공장 설립에 관한 합작제안을 받았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에 LCD패널 현지공장 건립 신청을 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번 ECFA 체결로 최종 승인에 악영향을 입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이 같은 대폭적인 양보에도 불구하고 ECFA에 대한 대만 내 반발 기류는 매우 거세다. 경제통합이 심화되면서 대만이 중국에 종속돼, 결국 대만의 민주주의 근간이 흔들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회담 체결일정이 발표된 직후부터 대만 수도 타이베이(臺北) 등 도시에선 연일 대규모 반대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주석 등 민진당 인사와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도 시위에 참가했다. 때문에 7~8월 중 대만 의회격인 입법원에서 협정안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여야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