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부동산시장 결산] 뛰는 집값, 멀어진 내 집 마련의 꿈
서울 27%나 급등 '최악의 해'3월 판교 분양·추석 이후 2차례 크게 올라32평 장만에 11년…연초비해 2년 더 길어져전세도 서울 10.5%·수도권 10.9%나 껑충
이연선 기자 bluedash@sed.co.kr
‘당신은 올해 2번의 기회를 잡았는가? 놓쳤다면 2년을 한꺼번에 잃은 셈이다.’
올 한해 집값은 크게 2번 뛰었다. 3월 판교신도시 분양을 앞뒤로 수도권 집값이 급등했고 10월 추석연휴를 기점으로 은평뉴타운과 파주 운정신도시의 고분양가 논란이 일면서 다시 한번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이로 인해 서울의 32평 아파트를 사는 데 걸리는 기간은 2년 더 길어졌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월 평균 342만원(3분기 기준)을 버는 도시근로자 가구가 32평형 아파트(4억5,146만원)를 사려면 11년 동안 한푼도 쓰지 않고 저축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초에 8년8개월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년4개월이나 길어진 것. 2006년 한해 집값이 뛰는 동안 소득은 오히려 쪼그라들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이 더욱 멀어진 것이다.
내 집 마련의 꿈을 꾸던 사람들 입장에서 2006년은 확실히 최악의 해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는 27.3%나 상승해 전년보다 12.86%포인트나 상승폭이 커졌다. 수도권의 경우 27.6%로 2005년보다 매매가격 상승률이 2005년보다 3배나 높았다. 8ㆍ31대책의 여파로 잠잠해지나 싶었던 주택시장은 2005년에 이어 2006년에는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은 강남권의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하반기에 비강남권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3월 판교 분양으로 인접지역인 강남ㆍ분당ㆍ용인 일대가 상승하자 하반기에 강북 지역이 따라잡으며 격차를 좁힌 것이다. 연간 상승률로 따지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양천(45.6%)이었고 이어 강서(39.3%), 강남(33.52%), 동작(31.67%), 강동(31.7%) 등이 30% 이상 올랐다. 신도시에선 산본(50.3%), 수도권에선 과천(58.9%)과 성남(50.4%), 광역시에서는 검단신도시 발표로 인천(14.4%)이 가장 많이 올랐다.
올해는 전세시장도 물량부족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서울은 10.5%, 수도권은 10.9%의 상승률을 기록해 전년보다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매매가격이 오르자 전세가가 덩달아 오르고 전세물량이 부족해지자 소형아파트의 매매가격이 따라 오르는 연결고리가 형성됐다. 서울 구별로 보면 강서(17.0%), 양천(14.3%), 노원(13.1%), 동작(13.1%), 금천(12.1%) 등 실수요가 집중된 강서ㆍ강북권의 상승폭이 컸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올해는 정부가 대책을 발표하면 오히려 집값이 더 오를 정도로 시장이 매우 불안정했다”며 “내년에도 개발호재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겠지만 올해처럼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내년에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전세는 대출규제ㆍ세금부담 등으로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높이겠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입력시간 : 2006/12/25 1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