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일주일 된 아기가 진료기관의 늦은 진단으로 뇌 손상, 사지마비 장애를 입었다며 부모가 낸 의료소송에서 법원이 국내 최초로 '열린 의료재판'을 연 끝에 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의료소송은 일반인이 전문지식을 가진 의료기관을 상대로 과실을 입증해내기가 어려워 의료기관에 유리한 판결이 많았다는 지적이 많다. 법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소송을 전문의사 4명과 시민 5명이 법정자문단으로 참석해 의견을 내는 '열린 의료재판'으로 진행했다.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13부(임동규 부장판사)는 신생아 부모가 A대학병원을 상대로 11억1,600만원을 보상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부모는 A대학병원이 아기를 처음 진료하는 과정에서 중장염전 증상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해 결국 아기가 장애를 입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것이 피고 병원의 과실에 의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판시했다.
법원 관계자는 "의사 자문단은 대체로 병원에 책임이 없다는 의견이었지만 시민 자문단은 조정화해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원고와 피고 쌍방이 조정화해를 거부해 부득이하게 판결선고를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