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역에 가뭄이 이어지면서 올해 식량생산량이 지난해(480만톤)보다 최대 20% 감소할 수 있다는 정부 당국의 전망이 나왔다.
한 통일부 당국자는 9일 “본격적인 모내기철인 5월 강수량이 평년 수준의 56.7%에 그쳐 농지 수분함량이 급격히 감소했다”며 “7월 초까지 강수량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 예년보다 감자, 쌀을 중심으로 식량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5~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북한의 주요 식량은 쌀, 옥수수, 감자, 잡곡 등이며 이중 쌀은 전체 생산량의 약 절반 수준을 차지한다. 북한의 주요 곡창지대인 황해남북도와 평안남북도의 올해 5월 강수량은 평년보다 각각 46.9%, 61% 수준으로 감소한 40.7mm, 46.6mm에 그쳤다. 이러한 강수량 부족 현상은 모내기 지연 및 벼의 생육장애 발생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게 이 당국자의 설명이다.
북한은 2014년도 봄 가뭄이 심했으나 일조량이 풍부했으며 홍수 피해는 적었다. 당시 저장된 농업 용수를 활용했고 비료, 농자재의 공급도 비교적 원활해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게 정부 당국의 판단이다. 그러나 올해는 최근 함흥지역 댐의 수위가 30㎝에 불과할 정도로 용수 고갈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올해 식량생산량이 감소하더라도 아사자가 속출했던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와 같은 상황이 재연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당시에는 배급 외 다른 방도를 찾기 어려워 굶어 죽은 사람이 많았다고 하지만 지금은 장마당 등 다른 방식들이 많기 때문에 굶어 죽는 일은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