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나선 경제특구 직접 방문해 제2 개성공단 가능성 확인할 것"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정부 적극 지원 뒤따라야"


"제2의 개성공단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북한의 나진·선봉 경제특구(나선특구)를 조속한 시일 내에 방문해 다양한 인프라를 눈으로 확인하고 현실적인 가능성을 타진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선 (5.24조치 등 대북 제재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와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합니다."

김기문(사진)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지난 25일 중국 지린성 훈춘시에서 열린 국제현대물류포럼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의 남북 교착 상태에서 나선특구 방문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해야 (제2 개성공단으로서 적당한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와관련, 김 회장은 통일부 등 관계 당국에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김 회장은 "나선특구는 지정학적으로 동북아 물류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경제인들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정부 당국이 나서) 남북이 화해 모드로 전환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나진·선봉과 가까운 훈춘에 포스코와 현대가 진출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외국 부두를 이용하는 것은 여러모로 어려운 점이 많은 만큼 나진항 가운데 우리가 직접 이용할 수 있는 항구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훈춘은 북한·중국·러시아와 인접한 두만강 하구지역으로 도로·철도·항만 등 교통 인프라가 확충될 경우 교역 범위는 길림성·흑룡강성 등 중국 동북2성과 상하이·광저우는 물론 한국·북한·러시아·일본 등으로 확장될 수 있다. 중소업계에서는 나선특구에 한국공단이 조성되면 북측 인력 활용은 물론 동북아 물류 시장까지 선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5·24 조치에 대해 김 회장은 "당초 5·24 조치는 북한을 압박하려는 목적이었지만 오히려 우리 기업들의 목을 죄는 꼴이 되어 버렸다"며 "경제적 관점에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고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북측 인력은 말이 통하기 때문에 숙련도 제고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를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남북관계의 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부족한 인프라에 대해선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진·선봉은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 공장을 돌려야 하는 제조업체로서는 다소 걱정되는 부분"이라며 "그렇다고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전기를 끌어올 수도 없는 노릇인 만큼 이에 대한 다각적인 방안 모색이 필요한데 단순히 물건을 만들어서 운반하는 '트랜스포테이션(transportation)' 개념이 아닌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이 수반된 형태의 접근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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