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천 농식품 장관은 'MB와 닮은꼴?'

"국정지표도 모르나" "저수지 활용방안을"
농촌公 업무보고서 임직원 호되게 질책


정운천(사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국정지표 파악 불충분과 개발사업 정체 등을 이유로 산하기관인 한국농촌공사 임직원들을 호되게 질책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 장관은 27일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농촌공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가재산을 관리하면 그 가치를 높이고 돈을 벌어서 농업에 도움을 줘야 한다”며 “장관 혼자 힘으로 되지 않으니 장관의 생각이 실무자들에게까지 전파돼 같이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 앞서 공사 사무실을 불시에 방문, 실무 사업팀장들을 불러 정부 국정지표 등을 물어보고 답변이 나오지 못하자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달이 넘었는데 아직까지 국정지표도 모르냐”며 “정부 국정 방향을 윗사람만 알고 실무진이 모르면 안 된다”고 질책했다. ‘농업은 망해도 농어업 관련 공무원 월급은 나오지 않냐’는 이명박 대통령의 질타를 다시 한번 언급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사업과 관련해서는 이미 농업용으로 이용되지 않는 80여개의 저수지를 개발해 수익을 내고 이를 농업에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것을 공사 측에 주문했다. 간척지를 활용한 유리온실을 공사가 건설해 전문 농업인에게 임대해주는 등의 방안을 직접 제안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또 천안 단국대 앞 농업용 저수지 개발공사에 3~4년은 더 걸린다는 공사 측의 설명에 “이 문제가 1ㆍ2년 된 문제가 아니다”라며 조속한 추진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공사가 노력해서 네덜란드 수준의 생산성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며 “공사가 할 일을 고민해서 정체성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농촌공사는 농촌 뉴타운 설립과 국가대표 품목조직 육성 등 정부 주력 정책사업을 직접 담당해야 할 기관인 만큼 강도 높은 요구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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