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형태의 급소

제4보(42∼55)


백42는 이런 형태의 급소에 해당한다. 이런 형태라 함은 흑이 눈목자로 점령한 지역에 백이 바싹 접근해 있는 모양을 말함이다. 흑43의 응수는 지나친 굴복 같지만 지금은 이것이 최선이다. 참고도1의 흑1로 올라서는 것은 백2 이하 6으로 버티는 수단이 생긴다. 흑7이 놓이면 아랫쪽 백 4점은 폐석이 되어 버리지만 백8로 보상을 얻어낼 수 있다. 백14까지의 진행이 예상되는데 좌상귀 방면의 흑대마가 아직 미생이므로 흑이 도리어 켕기는 결과일 것이다. 그렇다고 참고도2의 흑1에 젖혀받는 것은 백2로 되젖히는 강수가 성립한다. 흑은 3으로 모는 수밖에 없으며 백14까지의 교환이 쌍방의 최선인데 이 결과 역시 흑의 불만이다. “좌상귀는 흑이 4수나 들여서 건설한 진영인데 그게 제로가 된다면 흑이 아랫쪽 백 4점을 잡아도 채산이 맞지 않을 겁니다.”(다카오 신지) 백은 48까지 선수로 흑의 진영을 유린하는 데 성공했다. “한 건을 한 셈인가요?”(미쓰우라 리포터) “그런 정도는 아니고 그저 내가 찾아먹을 몫을 놓치지 않았다는 정도입니다.”(다카오 9단) “아직 선착의 효능이 살아 있다는 뜻인가요?(마쓰우라) “그렇습니다. 게다가 어떤 식으로든 백도 좌변 진영을 보강해야 하니까 후수의 결말이었다고 봐야 합니다.”(다카오) 백은 52로 지켰고 흑은 53으로 끝내기의 요충을 점령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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