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추심을 전문으로 하는 신용정보회사들이 구조조정전문회사(CRC) 설립을 앞 다투어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현행 법률상 직접 채권매입이 불가능한 채권추심업체들이 CRC를 자회사로 둘 경우 우회적으로 불량채권을 사들여 직접 추심업무에 나서면 수익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솔로몬신용정보가 업계 최초로 에스엠씨알씨(SM-CRC)를 설립한데 이어 우리신용정보와 미래신용정보가 모그룹의 계열사를 통해 CRC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은신용정보, 고려신용정보 등 다른 3~4개 업체들도 CRC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정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 CRC를 통한 채권매입이 1조원에 이르러 전체 채권수임액 2조원의 50%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며 “직접 채권을 매입할 수 있어 다른 회사를 통해 채권추심을 의뢰 받을 때보다 수익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절차도 간단해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중요한 수익원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용정보업체들은 CRC 설립을 통해 부실채권 직접매입을 추진하는 것과 동시에 현재 신용정보업법에 의해 금지되어있는 직접 채권매입 불허 규정에 대한 개정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신용정보협회의 하대현 국장은 “지난 94년 제정된 채권 직접 매입금지 규정은 채권추심업의 전문화 추세와 맞지 않다”며 “신용정보협회의 현안 사업으로 정해 재경부 등 관련 부처에 지속적으로 건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용정보회사들의 CRC 설립을 부정적으로 평가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신용정보업계의 관계자는 “현재 벤처캐피탈 등 거의 모든 금융사들이 CRC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채권추심업체가 들어설 만한 시장이 남아있지 않다”며 “오히려 채권추심업무가 양분돼 사업의 효율성만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의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