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핑 포인트’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그의 저서 ‘아웃라이어’에서 세상엔 우연한 성공이란 없다고 못박으면서 타고난 재능과 상관없이 한 분야에 오랜 시간을 투자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웃라이어’ 법칙은 개인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에도 통한다. 대를 이어오면서 만든 명품으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기업들과 이를 뒷받침해 준 국가의 경쟁력을 분석한 책이 두 권 나왔다. 일본 최고의 상인(아킨도ㆍ商人)들의 장인정신을 담은 ‘아킨도’와 명품으로 강소국이 된 유럽 국가들의 지혜를 만날 수 있는 ‘작지만 강한 나라를 만든 사람들’이다. ‘아킨도’가 상인과 기업의 성공비결을 분석하는 데 집중했다면, ‘작지만…’은 기업의 성공을 위한 국가의 시스템적인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논픽션 작가인 저자는 일본이 장기 불황의 늪에 빠져있었던 90년대에도 성장을 거듭한 일본의 작지만 강한 기업의 성공비결을 소개한다. 400년간 초밥으로 일본 최고의 기업이 된 ‘이요마타(伊豫又)’, 일본 최고의 차 맛을 자랑하는 ‘잇포도 차포(一保堂 茶舖)’, 메밀국수 한 그릇으로 일본을 평정한 ‘마쓰바(松葉)’, 일본의 부채를 세계적 명품으로 만든 ‘마이센도(舞扇堂)’ 등 1,000년의 전통을 이어오면서 기술과 신용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기업이 된 이들의 성장비결과 경영철학을 재미있는 사례로 풀어서 소개한다. 김성진 동덕여대 교수는 모나코ㆍ네델란드ㆍ벨기에ㆍ스웨덴ㆍ덴마크 등 유럽의 작은 나라 8곳을 직접 다니면서 아웃라이어들의 지혜를 모았다. 와플ㆍ맥주ㆍ초콜릿으로 유명한 벨기에에서는 세계 최고의 미각과 기술을 키워낸 비결을, 유럽에서 두 번째로 작은 국가 모나코에서는 파산 직전인 국가를 카지노로 살려낸 정치적 리더십을,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에 끼인 안도라 공국에서는 강대국의 틈새에서 실익을 키웠던 외교력을 집어내 작은 국가의 강력한 파워를 집중 조명했다. 저자는 이를 통해 한국의 나아갈 길을 모색한다. 성장 일변도로 지난 100년간 앞만 보고 달려온 한국의 미래 비전은 ‘양보다는 질’에 달려있다는 것. 강대국의 뒷꽁무니를 좇는 대신 남들이 가보지 않은 곳에서 기회를 찾아내는 개인과 기업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정부의 리더십이 지금 한국에 필요한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저자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