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대북경협 속도 높인다

남북경협서가 발효되면서 중소기업협동조합과 업체들의 대북진출 발걸음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18일 중소업계에 따르면 낙화생가공과 스크린인쇄, 전기업종 단체들이 대북협력사업을 한층 강화하고 있고, 가구 등 일부 업체들은 개별적으로 북한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낙화생가공조합은 지난 2001년부터 평양부근에 공장을 설립해 땅콩을 생산하고 있다. 3,000평의 부지에 북한주민 50여명이 직접 생산에 나서고 있다. 조합측은 “이번 개성공단이 건립되면 물류단지를 설립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물류단지를 통해 육로로 운송할 경우 해상으로 운송할 때보다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1개의 컨테이너당 북한 남포에서 인천으로 운송할 때 750달러가 소요되는데 이는 중국에서 들여올 때보다 3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그만큼 중국산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낙화생가공조합은 앞으로 북한에서 생산된 땅콩을 물류센터에 모으고 이를 다시 육로로 국내에 반입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스크린인쇄조합도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대북투자 사업설명회를 강화하고 있다. 지하철안내판, 노선도, 현수막 등을 생산하는 스크린인쇄 업체들도 고정 대량주문이 있을 경우 국내에서는 노동력을 확보하기 힘든 만큼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조합관계자는 “북한주민 인건비는 국내의 10% 수준이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자동차와 컨테이너 등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대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대북진출이 서서히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북경협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오면 대북투자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조합도 변압기와 발전기 분야를 중심으로 대북진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 제품은 중국과 경쟁하고 있어 북한의 저임금을 활용할 경우 해외시장 수출에서도 유리한 입장에 설 것으로 보인다. 일부 회원사들은 북한시장 선점을 위해 시장조사를 적극 전개하고 있다. 이외에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가구업체들도 개별적으로 북한에 공장을 설립하거나 물류단지를 설립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과의 거래는 내국인거래로 취급되어 관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중국에서 공장을 가동하는 것보다 더 큰 이점이 있다. 한편 기협중앙회는 오는 25일 중소기업조합 이사장 150명 등과 개성공단 답사에 나설 계획이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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