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꼽히기도 했던 미국의 경영사상가 맬컴 글래드웰의 저서 '아웃라이어(Outliers)'가 출간된 지 10개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뛰어난 업적을 이룬 인물들의 성공스토리는 예나 지금이나 큰 관심의 대상이다. 아웃라이어의 사전적 의미는 평균치에서 크게 벗어난 것. 저자는 비틀스, 빌 게이츠, 카네기, 록펠러 등 이 시대의 아웃라이어들을 분석하고 성공요인을 끄집어냈다. 바로 '1만시간의 법칙'이다. 행운과 시대적 환경이 뒷받침될 경우 한 분야에서 10년간 1만시간을 투자한다면 아웃라이어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개인뿐 아니라 기업 세계에서도 아웃라이어는 존재한다. 전통적 강자들이 쓰러져가는 사이 독특한 사업모델과 경영혁신으로 성공가도를 달리는 기업들이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쇠락을 재촉하고 있는 제너럴 모터스(GM), 시티그룹도 한때는 아웃라이어였다.
지금 세계에서 대표적인 아웃라이어 기업으로 꼽히는 곳 중 하나가 애플이다. 아이팟과 아이폰의 성공으로 누구나 애플을 혁신적인 기업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10년 전만 하더라도 이 회사는 파산위기에 몰릴 정도로 사정이 나빴다. 개인용 PC에서 성공을 거둔 후 기술에 집착한 나머지 시장의 가치에 소홀했던 탓이다. 지난 2000년대 초 스티브 잡스가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하면서 대반전이 시작됐다. 기술 집착에서 벗어나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시장에 집중했다. 그리고 내놓은 것이 '아이팟'이었다.
애플은 아이팟의 성공에 머물지 않고 2007년 '아이폰'을 탄생시켰다. 그 아이폰이 세계적인 휴대폰강국이라는 한국에 상륙, 무서운 기세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아이폰은 컴퓨터와 인터넷,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감각적인 터치스크린 등으로 휴대폰의 개념을 바꿔놓고 있다. 여기에 빼어난 디자인과 10만여개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앱스토어까지. 소비자들이 외면한다면 되레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다. 애플의 다음 타깃은 TV시장이 될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풍부한 콘텐츠를 무기로 인터넷에 기반한 TV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들어 글로벌 위기를 기회로 만든 많은 한국 기업들에 대한 외국의 인식이 크게 바뀌고 있다. 과감한 마케팅, 발 빠른 시장공략 등의 성공요인 분석도 줄을 잇고 있다. 물론 우리의 실력이 과거에 비해 좋아지기는 했지만 환율 등 운(運)이 따랐던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고 살아가는 한국 기업들의 상대는 제2, 제3의 애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