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 시장이 부활하고 있다.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가 증가하는 한편으로 신기술 채택으로 시장도 커지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팅크웨어는 3ㆍ4분기에 매출 650억원, 영업이익 62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4ㆍ4분기와 올해 1ㆍ4분기 영업적자에서 벗어나 지난 2ㆍ4분기에는 58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경기회복에 따라 침체 기간의 대기수요가 나타나면서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주가는 올 초 9,150원에서 이날 현재 1,125원으로 22% 회복됐다. 2ㆍ4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파인디지털은 주가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올해 초 1,415원에서 이날 2,885원으로 급등했다. 한때 관련 업체의 난립 속에 자동차나 휴대폰에 흡수될 것으로 우려되던 내비게이션이 다시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을 덧붙이면서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내비게이션 시장에 최대의 악재는 업체의 난립이다.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십 개의 생산ㆍ수입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제살 깍아먹기식의 장사를 일삼았다. 여기에 자동차나 휴대폰이 지도정보제공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아예 산업 자체가 흡수될 우려도 적지 않았다. 과거 핸즈프리가 자동차 내장용으로 바뀌면서 관련 업체가 고사한 것과 같은 패턴에서다. 하지만 최근 내비게이션 업체가 선수를 치고 나섰다. 내비게이션에 길 안내 기능 외에 방송시청이나 음악감상,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은 물론 하이패스 기능까지 탑재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내비게이션의 총 판매 대수는 약 500만대다. 2007년 145만대에서 2008년 140만대로 오히려 줄어들면서 사양 산업이 될 우려가 커졌지만 올해 들어 팅크웨어 등 상위권 회사를 중심으로 판매율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15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이 커지면서 웅진홀딩스가 최근 내비게이션 신제품을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참여한다고 선언하는 등 SK그룹에 이어 대기업 진출도 늘어나고 있다. 또한 아이리버는 자전거용 내비게이션을 선보이면서 외연 확대에 나섰다. 자전거에 맞춰 자세한 도로지도를 탑재하고 음악이나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비게이션의 양적 성장은 한계에 도달했다고 본다"며 "3차원(3D) 제품 확대 등 신기술을 통해 질적 승부를 벌일 경우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