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22까지는 이렇게 될 자리. 여기서 왕시는 흑23으로 벌렸는데 다소 박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참고도1의 흑1 이하 7로 두어야 한다고 홍성지 3단이 강력히 주장했다. 이 코스면 장차 A에 끊는 노림이 남으며 실전보의 백28이 예방된다는 것이었다. 흑33을 보자 홍성지 3단은 다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웬 끝내기?”(홍성지) “흑대마의 사활에 신경이 쓰인다는 얘기겠지.”(이영구 3단) “그래도 그렇지. 지금은 2선에 돌을 놓을 때가 아니야.”(홍성지)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참고도2의 흑1, 3이었다. 이런 당당한 코스를 버리고 2선에 둔 흑33은 승부의 서슬이 아니라는 얘기였다. 그러나 루이9단은 흑33에 대하여 별로 비판을 하지 않았다. “왕시가 제1국에서 실리부족으로 고전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되도록이면 싸우지 않고 집으로 승부를 할 생각인 것 같아요.”(루이) 이세돌은 원래 속기파지만 왕시까지 오늘은 무척 빠르게 두고 있다. “왕시가 제1국을 지고서 자존심이 상한 것 같아. 속기로 두는 것은 자신감의 표현일 거야.”(윤준상) “세돌이형은 준결승에서 구리를 꺾고서 타이틀을 차지한 것처럼 기뻐하더라구.”(이영구) 노승일ㆍ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