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하이 모터쇼를 통해 중국에 첫 선을 보인 현대차의 에쿠스 앞에 많은 인파가 몰려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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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보다 15% 이상 늘어난 25개국 1,500여개 업체 참가. 서울 모터쇼의 3배(5만4,176㎡)에 달하는 전시면적. 드넓은 상하이 모터쇼 전시장은 세계 각국에서 날아온 자동차업체 관계자들과 취재진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20일 신국제전람센터에서 개막된 중국 상하이 모터쇼 첫날 세계 최대 모터쇼를 자임했던 디트로이트와 도쿄모터쇼까지 외면했던 업체들도 상하이모터쇼에는 얼굴을 내밀었다. 중국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불황을 맞았어도 성장 속도면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중국 시장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해 보인다. 각국에서 날아온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시장이 바로 불황 극복의 열쇠”라고 입을 모았다.
◇CEO들 상하이 집결= 올해 상하이모터쇼는 와타나베 가쓰아키 도요타자동차 사장, 디터 체체 다임러 회장, 벤델린 비데킹 포르쉐 회장, 빈터콘 폭스바겐 회장, 정의선 기아차 사장 등이 직접 상하이를 찾아 한층 높아진 위상을 과시했다.
지난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도 불참했던 닛산, 포르쉐도 부스를 마련하고 중국 시장 공략의 고삐를 당겼다. 벤츠와 BMW 등 독일 명차와 중국을 이미 선점해 주가를 올리고 있는 도요타 등 일본업체들은 2년 전보다 전시면적을 늘려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의 크기를 보여줬다.
이번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차량은 중국 로컬 메이커를 제외하고도 13개에 달한다. 2년 전 대부분 중국 업체로 5개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모터쇼장에서 만난 자동차 전문 컨설턴트 그래미 맥스턴은 “중국은 현재 세계에서 남아있는 유일한 우량한 시장으로 중국에 대한 관심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증폭하고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신차 첫 공개로 마케팅 강화= 세계 1위 자동차 업체 토요타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 공간을 확보했다. 중국 시장이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차종이 격전하는 곳을 감안, 컨버터블 스포츠 세단인 렉서스 IS300C를 중국에 최초로 공개하고 중국서 생산된 ‘RAV4’, 중국형 ‘하이랜드’ 등 총 8대의 신차를 대거 출품했다.
서울모터쇼에 불참했던 BMW도 이번 모터쇼에 전력 투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고급스러운 전시 공간을 통해 세계 최초로 뉴760Li를 공개하며 신흥 부자들의 지갑을 노리겠다는 야심이다.
파산 위기에 몰린 GM도 뷰익 비즈니스 컨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고 뷰익 라크로스 등 3차종과 시보레 볼트ㆍ라세티 프리미어 등 2개 차종을 공개했다.
볼보자동차는 세계 최초의 신기술 보행자감지시스템과 충돌경고 및 자동제어시스템을 갖춘 S60 컨셉카를 아시아 최초로 출품했다.
중국 고유 브랜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체리자동차의 야심작 소형컴팩트카 M1은 이날 런칭했다. 체리차 관계자는 “이 차는 현지서 생산되는 토요타의 야리스, 혼다의 피트, 스즈키의 쉬프트와 맞대결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이겨야 車산업 주도권”= 중국이 갑작스레 완성차 메이커들의 격전장이 된 것은 최근의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중국 언론은 최근 중국의 1ㆍ4분기 자동차 판매량이 263만대로 미국의 222만7,000대를 40만여대 가량 추월한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 최대시장 미국을 제쳤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중국의 경차 생산량이 세계 1위에 오른 것으로 추산됐다. 중국의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사는 지난 18일 글로벌 컨설팅사 앨릭스 파트너스 조사 결과 중국의 1분기 1,600CC 이하 경차생산량이 180만대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최근 중국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정부 지원책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지적이지만 경기가 회복기에 들어설 경우 상승세는 더욱 가파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중국이 앞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부동의 1위가 될 것이라는 것은 의미의 여지가 없다”며 “12억 인구의 중국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지 않고서는 자동차산업의 주도권을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자동차업체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