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은행 장기 수익모델에 눈 돌려야

올 상반기 당기 순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거의 배 가까이 늘어난 국내 은행들의 경영성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새로운 변화가 느껴진다. 먼저 그동안 은행경영을 어렵게 했던 기업과 가계부실의 그림자가 어느 정도 사라졌고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이자수입보다는 비이자수입이 크게 늘어났다. 국민ㆍ우리ㆍ신한 등 국내 은행들의 지난 6개월간 순이익은 6조5,9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6,318억원)보다 무려 81.6%(2조9,637억원)나 증가했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상반기 흑자액이 8,26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4배 가까이 늘어 눈길을 끈다. 은행들의 이 같은 수익증가는 카드 및 기업부문의 부실여신이 크게 줄어 부실가능성에 대비해 쌓아두는 충당금 전입액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하이닉스나 SK네트웍스 등 구조조정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좋아져 수익증대에 도움이 됐다. 전반적으로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 수익중시 경영이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경기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가운데서 은행들의 실적이 개선됐다는 것은 국내가계나 기업의 부실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이자수입이 줄고 시중은행간 경쟁에서 승패의 관건으로 여겨졌던 비이자수익이 증가하고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비이자수익은 수수료와 기타 영업이익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이러한 추세는 은행의 수익구조가 예금과 대출의 이자마진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모습에서 탈바꿈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ㆍ우리ㆍ신한은행의 비이자수익은 적게는 33%에서 많게는 41%에 달했다. 은행 수익구조가 불안해지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은행들이 선진금융상품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영업방식을 채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이자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고 외부충격에 약한 게 우리 은행의 현실이다. 따라서 국내 은행들은 수익에 안주하지 말고 자기자본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적극적인 수익다각화와 경영효율성 제고를 통해 장기 수익모델을 찾는 노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