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헌개정 논의 시기 논란

대선후보 선출시기 조정위한
심재철의원 "이번 전대서 해야"

한나라당이 대선후보 선출시기 조정을 위한 당헌개정 논의 시기를 두고 내부 논란을 벌이고 있다. 국가발전연구회 대표인 심재철 의원은 5일 “대선후보 선출시기를 현행 대선일 6개월 전에서 3~4개월 전으로 늦추기 위해 이번 전당대회에서 관련 당헌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일부 의원들은 다음달 11일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 선출과 함께 당헌을 바꿔 대선후보 선출을 늦추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대선후보 선출시기가 너무 빠르다”고 주장하면서 촉발된 논란이다. 대선후보가 너무 일찍 결정되면 상대당의 네거티브 전략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지방선거에서 뒤늦게 후보로 뛰어들어 일거에 여당 후보를 누른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의 경우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대다수 의원들은 전당대회 과열 및 절차의 복잡성 등을 우려하며 논의를 전대 이후로 미루자고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문제 제기 당사자인 이 시장도 전대 이후 논의하자는 입장이어서 시점은 ‘전대 이후’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 지도부 또한 마찬가지 입장이다. 허태열 사무총장은 “대선 주자들끼리 합의가 있으면 개정은 가능하겠지만 그래도 이번 전대에서 처리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고 말했다.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도 “대선 주자간 공감대를 전제로 전당대회 이후에 후보 선출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당헌 재개정 자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당헌개정을 주도한 홍준표 의원은 이 시장의 제안에 대해 “패배주의적 발상이다. 6개월은 대통령 후보에 대한 국민적 검증 기간”이라고 주장했다. 당내 또 다른 유력 주자인 박근혜 대표측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선후보 선출 시기와 방법은 각 주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걸려 있는 사안이지만 전당대회 뿐 아니라 전국위원회에서도 당헌 개정이 가능한 만큼 7월 개정이냐를 두고 기싸움을 벌일 필요가 없다는 각 주자들의 계산도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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