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회장 파격 행보

사원대표와 구내식당서 갈비탕 점심
직원들과 악수 나누며 스킨십도 적극

17일 삼성전자 반도체 16라인 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화성 반도체 공장을 찾은 이건희(왼쪽) 삼성 회장이 환영을 나온 직원들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17일 화성 사업장에서 열린 반도체 기공식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은 또 한번의 파격행보를 이어갔다. 기공식 직전 사원 대표와 임직원 식당에서 갈비탕으로 점심식사를 같이하며 임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를 가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회장의 옆자리에 이재용 부사장이 앉았고 그 앞자리에 최지성 사장과 권오현 반도체사업부 사장 등이 한 테이블에 앉았다. 그 주위에 사원 대표가 자리를 함께했다. 이 회장은 점심식사를 하면서 주변에 앉은 이 부사장, 최 사장 등과 대화를 나눴다. 사원 대표나 사장단들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선제적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직원들의 의견도 허심탄회하게 들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직원 대표와 임직원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같이한 것 자체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과거에 이 회장이 임직원 식당을 찾아 직원들과 식사를 함께한 경우는 종종 있으나 이런 사례가 최근 들어서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이날 기공식에서 직원들과의 스킨십에도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기공식 전후 이 회장이 자리를 움직일 때마다 직원들이 악수를 청했는데 그때마다 해당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반도체 사업장이 삼성의 혼과 이 회장의 열정이 배어 있는 곳이다 보니 복귀 후 이 회장이 첫 현장 방문지로 화성을 찾은 데 대해 화성 반도체 사업장 직원들도 뿌듯해 했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은 또 이날 기공식에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계획도 내놓았다. 이 회장이 경영복귀 후 전자뿐 아니라 본격적으로 삼성그룹 전반의 투자를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대내외에 각인시킨 셈이다. 이에 앞서 이 회장은 지난 10일 한남동 승지원에서 이 부사장, 김순택 신사업추진단장(부회장), 최치훈 삼성SDI 사장, 김재욱 삼성LED 사장 등을 모아놓고 향후 10년간 5개 신사업에 23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본격적인 삼성그룹 회장으로서의 행보를 예고하기도 했다. 한편 이 회장은 오는 24일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회장을 만나 LCD 11세대 공동투자 등 양사 간 협력관계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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