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차별 논란' 중심… 퍼거슨시 경찰서장 사임

'상습 차별' 법무부 조사에 부담

지난해 8월 비무장 흑인 청년을 백인 경찰관이 사살해 인종차별 논란의 중심에 선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시의 경찰서장이 사임했다. 이에 따라 흑인 청년 사망과 관련한 고위공직자 대부분이 물러나게 됐다.

CNN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11일(현지시간) 토머스 잭슨 퍼거슨경찰서장이 19일자로 퇴직하기로 시 측과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서장직에서 사퇴하게 돼 무척 슬프다"면서 "영광스러운 자리였다"고 말했다.

잭슨 서장은 지난해 총격사건 이후 수습과정에서 인종차별적 태도를 보이면서 흑인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특히 총을 쏜 대런 윌슨 전 경관의 신분은 밝히지 않은 채 희생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의 절도장면만 공개해 여론을 호도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윌슨에게는 무죄가 선고됐지만 미국 전역으로 흑인시위가 번졌고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졌다.

잭슨 서장이 사퇴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은 미국 법무부 조사 결과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퍼거슨시의 흑백차별 실태를 파헤친 사법당국은 최근 경찰과 법원이 상습적으로 흑인을 차별했고, 특히 도로교통 범칙금을 흑인에게 집중적으로 부과해 시 재정을 확충해왔다고 발표했다. 휘하 경찰관 2명이 인종차별적 전자메일 사건에 연루돼 사직한 것도 그에게 부담을 줬다.

퍼거슨시 고위공무원의 사임은 처음이 아니다. 경찰의 벌금 부과를 허가해준 퍼거슨시 법원의 로널드 J 브록메이어 판사가 9일 사표를 낸 데 이어 경찰을 관리·감독하는 존 쇼 행정담당관도 10일 사직했다. 법무부는 잭슨의 사임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경우 경찰 해체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퍼거슨시의 대대적인 경찰 개혁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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