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비싼 수리비, 국산 보유자에 전가"

보험개발원 "수입차 평균수리비 국산차 2.7배"
"수입차와 국산차의 보험요율 별도 책정 필요"

수입차의 부품비와 수리비가 국산차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상대적으로 수리비 지급이 덜한 국산차 보유자에게 부담이 전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수입차와 별도로 국산차 보험요율을 책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험개발원은 7일 개발원 산하 자동차기술연구소가 손해보험사의 수리비 지급실태를 조사한 결과 수입차의 평균수리비가 국산차량 대비 약 2.7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교통사고가 발생할 때 수입차의 경우 파손빈도가 높은 앞범퍼와 헤드램프, 후드 등 주요 부품의 가격이 국내 최고가 승용차인 현대 에쿠스 VS450에 비해최저 1.8배(헤드램프)에서 최고 5.4배까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신차가격이 약 7천310만원인 에쿠스 VS450의 경우 앞범퍼 커버가격이 9만9천원인 반면, 신차가격이 약 7천42만원인 볼보 S80 2.9는 앞범퍼 커버가격이 87만4천600원까지 청구돼 약 8.8배 차이를 보였다. 도장료도 수입차와 국산차간에 큰 차이를 보였다. 에쿠스의 경우 앞범퍼 도장료가 약 12만원인데 비해 차량가액이 더 낮은 아우디와 볼보는 각각 19만원과 33만9천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수입차의 높은 부품가격은 보험사의 수리비 지급에도 그대로 반영돼 수입차에 지급된 수리비 중 부품값 비중은 약 65%로 국산차량의 45%보다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차량을 수리할 때 청구되는 시간당 공임도 렉서스가 2만5천원, BMW와 벤츠는4만6천원으로 지난 6월 건설교통부가 공표한 시간당 공임의 중간값인 1만9천370원보다 1.3~2.4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수입차의 시간당 공임을 국산차에 비해 1.23배 높게 인정하고 있는 일본보다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개발원측은 수입차 수리비가 적정하게 지급되지 않는 것은 수입차 딜러가 부품가격과 시간당 공임 등 수리비 산출기준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적정 원가를파악하기 어렵고 수리용 부품의 독점적 공급으로 부품 공급 경로가 다양하지 않기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발원은 이에 따라 수입차 딜러가 수리용 부품가격 정보를 공개하고 시간당 공임 및 도장료 산출의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는 등 수리비 계산의 투명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개발원은 또 차량가격에 비해 외산차량에 대한 수리비가 과도하게 지급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수리비 지급이 덜한 국산차량 보유자 부담으로 전가될 소지가 많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지급보험금 또는 손해율을 토대로 수입차와 국산차의 요율을 별도 책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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