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조흥 예상보다 이익줄어 80%만 쌓기로조흥ㆍ외환 등 일부 시중은행이 이익 기반 악화로 하이닉스반도체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액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ㆍ외환은행은 당초 대손충당금을 100% 적립해 하이닉스 채권을 완전히 대손 상각처리할 계획이었지만 가계대출ㆍ카드 부문 부실 등으로 이익이 줄어들면서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을 80%로 낮추기로 했다.
하이닉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올 9월까지 하이닉스채권에 대해서 1,40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고 3,600억원을 대손상각 처리했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당초 하이닉스 여신에 대해 100%의 충당금을 적립해서 장부에서 지우려고 했지만 자회사인 외환카드로부터의 영업외 수익이 급속하게 줄어드는 등 은행의 이익이 감소해 대손충당금을 80%만 쌓기로 방침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은 본래 연말까지 5,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낼 것을 목표로 했지만 올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이 811억원에 그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조흥은행도 연말에 해외에서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하기 위해 하이닉스 여신의 대손충당금을 100% 적립해 대손상각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80% 정도만 쌓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 3분기까지 2,45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고 4분기에는 추가 적립을 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흥은행의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DR을 발행할 경우에 외국인 투자가들이 가장 불안하게 여기는 부분이 하이닉스여신이므로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대손충당금을 전액 적립할 계획이었다"며 "그러나 정부의 조흥은행 매각 계획으로 DR발행이 무산되면서 다른 은행 수준인 80%만 적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흥은행은 신용카드 부실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증가와 부실채권 등으로 인해 3분기에 427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연말까지 적자가 우려되고 있다.
한편 우리은행은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당초 계획대로 80%(2,595억원)로 쌓았고 산업은행은 당초 계획인 32%보다 높은 50%(2,400억원)수준으로 적립률을 높였다.
전용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