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파란만장의 일생이었다.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투쟁한 일생이었고, 남북 화해의 길을 여는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일생이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죽기전까지도 전직 대통령으로서 현 시국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유족측이 공개한 '김대중의 마지막 일기 -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는 현 정부를 향한 고인의 걱정과 근심을 가득 담고 있다.
지난 1월16일 일기에서 그는 "역사상 모든 독재자들은 자기만은 잘 대비해 전철을 밟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결국 전철을 밟거나 역사의 가혹한 심판을 받는다"고 적었다.
다음날 일기에선 '다시 한 번 대통령 해달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다시 보고 싶다. 답답하다' 등 자신의 신년 외신기자 클럽 기자회견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을 소개하며 "댓글을 볼 때 국민이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 몸은 늙고 병들었지만 힘닿는 데까지 헌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정부의 용산 철거민 과잉진압 논란과 관련해서는 1월 20일 일기에서 "참으로 야만적 처사다. 추운 겨울에 쫓겨나는 빈민들의 처지가 너무 눈물겹다"고 적으며 현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쓴 5월 23일 일기는 특히 눈길을 끈다. 김 전 대통령은 "자고나니 청천벽력 같은 소식, 슬프고 충격적"이라고 기록했다. 그는 "그간 검찰이 너무도 가혹하게 수사를 했다. 노 대통령, 부인, 아들, 딸, 형, 조카사위 등을 마치 소탕작전을 하듯 공격했다. 그리고 매일같이 수사기밀 발표가 금지된 법을 어기며 언론플레이를 했다"면서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5월29일 노 전 대통령 영결식 참석 후 쓴 일기에서는 "이번처럼 거국적인 애도는 일찍이 그 예가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정부가 강압일변도로 나갔다가는 큰 변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당시 추모 열기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근심을 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