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그룹 문화를 새로 쓰고 있다. 오랜 경영철학인 '인화'에 한 단계 발전된 '치열함'을 가미해 새롭게 정신 무장을 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변화의 전면에는 구본무 회장이 나섰다. 구 회장은 직접 임직원들에게 승부근성을 가져줄 것을 당부하는 등 분위기 변화를 진두지휘 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이 같은 변화는 글로벌 경영시대를 맞아 승부사적 기질을 접목한 인화경영의 진화"라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최근 경기 이천 LG 인화원에서 글로벌 CEO 전략회의를 열고 강력한 변신을 주문했다. 그는 500여명의 차세대 리더 후보군을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요 자격으로 '치열함(승부근성ㆍ집요함)'을 강조했다. 한마디도 LG를 시장선도 기업으로 탈바꿈 시키기 위해서는 '집요하게 도전하는 문화'를 주도할 차세대 리더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역시 '독한 DNA'를 내세우며 LG의 변화를 독려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핵심은 인화경영의 모태는 계속 이어가되 업무에 관한 한 프로정신을 갖고 '악착 같이' 달려드는 자세로 전환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실제로 LG는 올해 들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주요 그룹 중에서 제일 먼저 21조원규모의 사상 최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세부적으로는 시설투자 16조3,000억원, 연구개발 4조7,000억원으로 상당 부문이 미래 대비에 사용될 예정이다. 채용 계획도 사상 최대다. LG는 올해 대졸신입 6,000명, 경력 3,000명, 기능직 8,000명 등 총 1만7,000명을 채용한다. 특히 이 가운데 연구개발 인력을 최소 5,000명 이상 채용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각 계열사들도 이 같은 변화와 투자ㆍ채용 계획에 맞춰 올해 그 어느 때보다 과감한 도전에 나선다. LG전자는 스마트 폰, 스마트 TV 등에서 경쟁업체를 따라 잡는다는 계획이다. 신사업으로 육성중인 태양전지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3개 생산라인을 추가해 이른 시일 안에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중대형 2차전지 분야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LG화학은 남들 보다 더 한발 앞서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자동차용 생산라인을 늘려 경쟁업체와 격차를 더욱 크게 벌릴 계획이다. 연 매출 4조원 시대를 연 LG이노텍은 주력 분야인 LED에서 경쟁우위를 점하며 올해 5조원에 도전하고, LG하우시스도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중인 에너지 절감형 유리인 '로이' 유리 공장 건설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 등 주요 계열사들이 도전적인 경영 목표를 세워 놓은 상태다. LG그룹은 올해 매출 156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41조원(잠정치) 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전자에서 97조3,000억원, 화학에서 27조3,000억원 등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재계 최대 관심은 LG그룹이 어떤 변화를 보일지"라며 "구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 등 두 형제 경영인이 이끌 LG의 공격경영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