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심장, 폐, 간으로 2년반 살아

호주에서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심장, 간, 폐 등 주요 장기를 모두 이식 받았던 20대 청년이 10일 브리즈번 프린스찰스 병원에서 숨졌다. 호주 언론들에 따르면 프린스 찰스 병원 대변인은 낭포성 섬유증 환자 제이슨그레이(28)가 이날 폐 합병증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그레이는 지난 2003년 8월 심장, 간, 양쪽 폐를 동시에 이식받는 14시간에 걸친마라톤 수술을 받았다. 장기 기증자를 찾아 지난 2001년 시드니에서 아들을 데리고 브리즈번으로 이사를 했던 그의 어머니는 숨을 거둘 때까지 아들의 삶은 투쟁의 연속이었다며 "그는진정한 투사였다"고 말했다. 그레이의 투병생활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픔과 감동을 안겨주었고 장기 이식을받고 기뻐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진심으로 그와 함께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폐에 점액이 과도하게 생기는 낭포성 섬유증으로 고통을 받아왔으나 장기를 이식 받은 다음에는 상태가 좋아져 다른 젊은이들처럼 혼자 자동차를 몰고 돌아다니기도 했다. 그는 살아 있을 때 "주요 장기를 모두 한 사람의 기증자로부터 받았다. 언제나그 사람이 내 속에 있다는 걸 생각하게 되지만 이상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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