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의 공모가가 11만원으로 결정되면서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재산목록 1호도 삼성전자 주식에서 삼성생명 주식으로 바뀌게 됐다.
25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삼성생명의 2009 회계연도 3ㆍ4분기 보고서(지난해 말 기준)에 따르면 이 회장은 415만1,918주(20.76%)를 보유한 이 회사의 1대주주다.
이들 주식은 액면분할을 거쳐 지금은 4,151만9,180주로 늘어난 상태다. 공모가(11만원)를 고려하면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가치는 4조5,671억원에 달한다.
반면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는 현재 498만5,464주(3.88%)로 지난 23일 종가(83만원)로 계산하면 시가총액이 4조1,379억원선이다. 이 회장은 1만2,398주의 삼성전자 우선주도 가지고 있는데 이를 23일 종가(53만원)로 계산하면 약 66억원에 달한다. 따라서 이 회장이 보유한 모든 삼성전자 주식의 가치는 4조1,445억원으로 삼성생명 주식 가치에 비해 4,000억원가량 적다.
이 회장이 1999년 삼성자동차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액면분할 전)를 채권단에 내놓을 당시 삼성 측은 이 주식의 가치를 주당 70만원으로 산정했다. 23일 결정된 삼성생명 공모가를 액면분할 전으로 환산하면 주당 110만원이므로 이 회장은 장부상으로 11년 사이에 주당 40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셈이 됐다.
이 회장은 채권단에 주식을 내놓는 바람에 삼성생명 지분율이 4.54%로 떨어졌으나 '삼성 특검' 과정에서 드러난 차명주식을 지난해 실명으로 전환해 지분율을 20.76%로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