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생 사이에 '반 이스라엘' 정서 확산

미국의 주요 대학에서 반(反)이스라엘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죽은 것을 계기로 대학 학생회가 친(親) 이스라엘 기업에 대한 투자중단을 촉구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미국 15개 대학 캠퍼스의 학생회가 ‘친 이스라엘 기업에 대한 투자 철회 결의안’을 회의에 부쳐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 중 7개 학생회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며, 8개 학생회는 부결시켰다. 이 결의안은 이른바 ‘B.D.S’로 불리는 반 이스라엘 캠페인의 일환이다.

‘Boycott’(불매), ‘Divestment’(투자철회), ‘Sanctions’(제재)의 앞글자로 만들어진 이 용어는 이스라엘 제품 불매와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 중단, 그리고 이스라엘을 제재하자는 운동이다. 지난해 여름에 가자지구에서 전개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많은 민간인이 사망한 이후 유럽과 미국에서 거세지고 있는 캠페인이다.

노스웨스턴대학을 포함해 미국의 7개 대학 학생회는 결의안 통과 뒤 대학 당국에 결의에 따라 줄 것을 요청했다. 다만 아직은 학생회 결의를 반영해 친 이스라엘 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한 대학은 나오지 않았다.

‘반 이스라엘’ 결의를 추진한 학생들은 지난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을 무자비하게 탄압한 것으로 규정했다.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나라를 건설한 뒤 막강한 영향력까지 행사하는 이스라엘이 힘없는 난민을 학살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의 가혹행위를 그냥 넘길 수 없다고 보는 학생들이 흑인과 라틴계, 아시안, 여성 인권 주의자, 동성애 인권 주의자 등과 연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 논쟁이 확산하면서 대학 당국도 편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및 가자지구 정책 문제점과 유대인에 대한 적대감 사이에서 어디에 서야 할지를 고민스러워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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