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銀 높은 예금금리 유지우대금리등 내세워 신한·하나보다 0.5%P 높아
금리 왜곡 방지와 은행권 금리 선도를 선언한 국민·주택은행의 예금금리가 오히려 다른 우량은행들보다 0.5%포인트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계 에서는 두 은행이 큰 규모를 기반으로 실제로는 고객들에게 고금리를 제시함으로써 은행권 전체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과 주택은행이 지난달과 이달 예금금리 인하를 단행, 은행권 최초로 6%대 예금금리가 탄생했지만 이들 은행이 창구에서 지급하는 금리는 이보다 1%포인트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은행은 이달 초 정기예금 기준금리를 0.2%포인트 낮춰 1년만기 일반정기예금의 기준금리는 6.8%이지만 실제로 창구에서는 「파워특별우대정기예금」과 「리콜정기예금」위주로 판매, 고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파워특별우대정기예금」은 기준금리 7%에 점포장 전결로 0.5%의 우대금리가 가능, 연 7.5%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리콜정기예금」의 경우 특판 상품으로 7.7%의 금리를 주고 있다.
국민은행에서도 금리가 연 7.0%에 불과한 일반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고객은 찾아볼 수 없다. 「빅맨평생정기예금」의 금리가 7.7%나 되고 가입조건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창구 직원들도 이 상품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
두 은행이 제시하고 있는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한미은행의 7.6%, 신한·하나은행이 점포장 우대금리까지 포함해 지급하는 7.2%보다 0.5%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 은행의 한 관계자는 『국민·주택은행이 은행권 금리를 선도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막대한 예금규모를 무기로 저마진 정책을 펴면서 여전히 수신증강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두 은행이 실제로는 고금리를 제시해 오히려 시장 금리 왜곡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이같은 전략으로 상대적으로 예금 규모가 작은 다른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박태준기자JUNE@SED.CO.KR
입력시간 2000/09/1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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