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여권 말소돼 러시아 못떠나

미국 정보기관의 개인정보 수집 프로그램을 폭로한 뒤 홍콩에 은신하다가 러시아로 도피한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여권이 말소돼 모스크바 공항을 떠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26일(현지시간) 스노든 측근의 말을 인용, 그의 미국 여권이 효력 정지되면서 제3국으로 갈 항공권을 구입하지 못해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의 환승구역에 계속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스노든이 소지 여권 말소로 자신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문서가 없어지면서 러시아로 입국도 못하고 항공권도 구입하지 못한 채 환승구역에 남아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노든이 홍콩에서 러시아로 오면서 미리 구매했던 24일자 모스크바발 쿠바행 여객기 항공권은 그가 이 여객기를 이용하지 않으면서 쓸모가 없어졌다.

앞서 미국 당국은 홍콩과 러시아에 스노든의 미국 여권이 22일자로 무효가 됐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노든의 이동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홍콩은 그러나 이 사실을 늦게 통보받아 스노든의 출국을 막지 못했다고 해명했으며 러시아는 지금까지 미국에서 그러한 통보를 공식적으로 받지 못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후 실제로 러시아가 여권 말소와 관련한 미국 측의 통보를 확인하면서 스노든의 항공권 구입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당국의 추적을 피해 지난 23일 홍콩에서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한 스노든은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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