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투사'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19일 국회에 출석, "제가 조심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15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법안소위에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과 한국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고성을 주고받은 일을 추궁 받고서다.
김 본부장은 이날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제 기억에 (15일 소위원실에서) 강 의원의 질문이 계셨다. 다소 많은 설명이 필요한 내용이다. 제가 차분히 말씀 드릴 상황은 아니어서 내용을 알고 말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었는데 표현이 곱게 비쳐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15일 소위에서 김 본부장은 강 의원이 자신한테는 모든 대책이 돼 있다고 해놓고 소위에 와서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법과 한ㆍEU FTA가 상충한다고 말을 바꿨다고 따지자 김 본부장은 "강 의원 공부 좀 하세요. 말 좀 그만하세요"라고 고성을 질러 물의를 일으켰다.
김 본부장의 해명은 야당 의원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그날 김 본부장 표정이나 말투나 '공부 좀 하라'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 언행이었다"고 꼬집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의원도 "'공부 좀 하시라'는 말은 어느 모로 보나 잘못"이라면서 "같은 국회의원 사이에서도 그런 모욕적인 언사는 강 의원의 잘잘못을 떠나 하면 안 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에 김 본부장은 "여러 가지 말을 들었던 상황"이라면서 당시의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우리나라가 EU로 백화점이 진출할 경우 경제적 수요 심사를 받아야 하고 EU국가 중 이탈리아 등 7개국은 우리나라에 백화점이 진출할 때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 규정이 논란이 됐다. 박주선 민주당 의원은 "우리도 예외를 인정하도록 원 포인트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김 본부장은 "우리는 환경ㆍ교통ㆍ도시 규제를 통해 나름 대로 EU 회원국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 의원은 "환경ㆍ교통 규제만으로는 개방하느냐 안 하느냐를 막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