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경기 둔화조짐 뚜렷 7월 기존주택 판매 2년6개월來 최저·재고는 13년來 최대금리인상 따른 금융비용 부담에 대출수요 줄어집값 하락으로 소비감소'逆부의 효과' 경고도 뉴욕=서정명 특파원 vicsjm@sed.co.kr 미국의 주택경기 둔화 조짐이 뚜렷하다. 지난 2년간에 걸친 금리인상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데다, 경기둔화가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소비가 감소하는 '역(逆) 부의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경기둔화로 인한 주택시장 냉각이 다시 경기둔화를 부르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23일(현지시간)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7월 기존 주택판매는 전월 대비 4.1% 크게 떨어진 연율 633만채에 그쳤다. 이는 지난 2004년 1월 이후 2년6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월가(街)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655만~656만채에도 크게 못미친다. 7월 기존 주택재고는 13년래 최대 규모로 급증했다. 7월 기존 주택재고는 3.2% 늘어난 385만6,000채로 지난 93년4월 이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판매속도 개월 수로 환산하면 7.3개월치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전월 재고규모 6.8개월에 비교하면 재고처분이 그만큼 더욱 어려워진 셈이다. 주택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면서 주택가격 상승률도 '뚝' 떨어졌다. 7월 기존 주택 중간가격은 일년 전에 비해 0.9% 소폭 오른 23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지난 6월 기록한 11년래 최저 상승률과 같은 수준이다. 지난 한해 동안 12.4% 크게 오른 주택가격이 두 달 연속 0.9%만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주택가격 둔화가 금융시장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택구입 메리트가 줄고 금융비용이 가중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달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고객의 주택담보대출 수요를 나타내는 판단지수(DI)가 6년래 최저로 떨어졌다. DI는 고객의 주택수요가 '강하다'라고 대답한 은행의 비율에서 '약하다'라고 대답한 은행을 뺀 것을 나타내는데 7월의 경우 마이너스 58.5를 기록, 지난 2000년 1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는 지난 4월과 비교하면 35.4포인트, 1년 전에 비해서는 무려 79.9포인트나 급락한 것이다. 그만큼 주택 수요자들이 신규대출과 재융자에 몸을 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 타임즈(FT)는 역사적인 저금리를 바탕으로 모기지에 기반한 소비를 즐기던 미국인들이 주택가격 하락으로 지출 계획을 줄이고 있으며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이 미국 경제 둔화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주택건설 업체인 톨마이어스 주가가 지난해 고점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알리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입력시간 : 2006/08/24 1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