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보는 2002 中企·벤처] <5·끝> 뜨고 진 아이템

[되돌아보는 2002 中企·벤처]뜨고 진 아이템 핸드폰 벨소리 스마트카드 '대박' 가수 이정현의 '아리아리' 핸드폰 벨소리가 울려 퍼진다. 가정주부 A씨는 핸드폰을 꺼내들고 홈쇼핑회사 콜센터에서 알려주는 신상품과 쇼핑정보를 받는다. 이어 초등학생 딸아이의 새해 선물을 사기 위해 후불형 스마트카드로 지하철을 타고 외출한다. 2002년을 '르네상스 시대'로 화려하게 장식하며 시장 기반을 확고하게 다진 핸드폰 벨소리와 콜센터, 스마트카드 등이야말로 올해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강타하며 우뚝 선 아이템들이었다. 반면 셋톱박스와 통신장비 업체들은 어느 해보다 우울한 한해를 견뎌내야만 했다. ▲휴대폰 벨소리 지난해 500억원이었던 시장 규모가 올해 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틈새시장 공략전략이 적중했다. 시대흐름과 사회적인 분위기를 반영해 '뭬야 전화가 왔다고'(여인천하) '대한민국, 오! 필승코리아, 발로차'(월드컵) 등이 인기를 끌었다. 야호커뮤니케이션이 제작한 효순과 미선의 죽음을 추모한 벨소리와 대통령선거 벨소리는 청소년들이 사회문제에 참여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도 했다. 지난해 20개에 불과했던 벨소리 서비스업체는 현재 60개를 넘어서면서 과당경쟁 양상마저 띄고 있다. ▲콜센터 상담원이 고객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마케팅을 전개하는 아웃바운드(Outbound) 콜센터가 특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6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CJ홈쇼핑은 아웃바운드 콜센터를 이용해 결혼기념일과 생일에 꽃다발, 축하 카드를 보내는 것은 물론 고객들의 구매실적을 바탕으로 재구매 시점이 되면 카탈로그나 메일을 보내준다. 서비스 질을 차별화하려는 홈쇼핑, 증권, 은행들의 요구와 맞아떨어지면서 로커스, 엔써커뮤니티 등 콜센터 운영업체들이 수혜를 입었다. 마케팅 역사를 다시 쓰고있는 콜센터는 올해 기반 다지기를 통해 내년에는 5,0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카드 케이비테크놀러지 등 스마트카드 솔루션과 장비업체들이 코스닥 시장에 대거 등록하면서 전자화폐 전성시대를 이룬 한해였다. 서울시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에 잇따라 솔루션을 공급하며 교통카드 기반의 전자화폐 수요를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앞으로 선불형과 후불형 교통카드의 기능을 한 카드에서 모두 구현하는 새로운 방식의 교통카드가 대거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셋톱박스 국내시장 기반이 약해 생산품의 대부분을 해외시장에 수출하고 있는 휴맥스, 한단정보통신 등 셋톱박스 업체들은 해킹으로 인한 불법제품이 기승을 부리면서 수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매도 분석자료를 잇따라 내어놓았고 실제 이들 업체들은 한결같이 연초 계획한 매출을 하향 조정하며 사업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통신장비 한국통신 등 기간사업자들이 신규투자를 크게 줄이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적자를 기록한 업체들이 속출했으며 일부 코스닥업체들은 주력사업을 변경하는 궁여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중국 등 해외시장을 노크했지만 네트워크가 부족하고 외국회사들에 밀려 안팎으로 수난을 입은 한해였다. 서정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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