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에대한 `최후통첩` 시한이 다가오면서 쿠웨이트에 주둔중인 미.영 연합군이 이라크 접경 최전방으로 전진 배치돼 부시 대통령의 공격명령을 대기 중이다.
특히 미.영 연합국 전투기들이 19일(현지시각) 이라크 남부의 방공포대와 지대지 미사일 시스템에 대한 공습을 단행하고, 일부 전선에서는 미.영군과 이라크군 사이에 교전도 벌어졌다.
반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미.영 연합군의 군사공격에 맞서 `옥쇄(玉碎)`를 다짐하고, 이라크 국민들도 `성스러운 투쟁`을 외치는 등 결사항전을 재확인했다.
◆ 미.영군, 이라크 국경 전진배치=부시 대통령의 `최후통첩` 시한이 다가오면서 19일 쿠웨이트-이라크 접경지대에 주둔중인 미.영 연합군의 병력 및 장갑차, 트럭 등이 이라크 국경 최전방으로 전진 배치됐다.
사막의 거센 모래바람을 헤치고 이날 수백대의 미군 장갑차가 쿠웨이트-이라크전선 근처에 배치됐으며, 전날에는 1천여대의 미 해병대 탱크와 장갑차, 트럭 등이 전선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미 제3보병사단의 경우 이날 2만여명의 병력과 수천대의 장갑차.트럭 등이 이라크 국경 근처로 배치 명령을 받고 이동했다.
또 이라크 생.화학무기 징후를 파악하기 위해 영국 특수부대도 이날 이라크 국경지역에 전진배치됐다.
이 부대는 생.화학무기를 감지할 수 있는 특수장비를 장착한 차량 10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컴퓨터 시스템과 센서 등을 통해 생.화학무기 공격 징후를 감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독일의 24시간 뉴스전문 n-TV는 이날 아랍어권 위성방송 알-자지라 보도를 인용, 쿠웨이트에 주둔중인 미군이 쿠웨이트-이라크 국경의 비무장지대(DMZ)로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또 영국의 BBC방송과 스카이뉴스 위성방송의 보도를 인용, 영국군이 이날 오전 미군과 함께 비무장지대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 부시, 전시내각 회의=부시 대통령은 최후통첩 기한을 12시간 남겨놓고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트 국방장관,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 전시내각 각료를 불러 회의를 가졌다.
백악관은 미 의회에 세 문단으로 된 공식적인 전쟁사유서를 통해 이른 시각내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예견하면서도 "그러나 미국인들은 생명의 희생도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애리 플라애셔 백악관 대변인은 미 행정부는 단기전을 희망하고 있지만 "수많은 미지수"도 존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우려하고 있는 것은 생.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적들과 대항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미국인들은 생명의 희생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미.영 전투기 이라크 남부 공습=미국과 영국 연합국 전투기들이 부시 대통령의 최후통첩 이후 첫 공습을 단행했다.
연합국 전투기들은 19일 이라크 남부의 방공포대와 지대지 미사일 시스템 10곳을 공습했으며, 이라크 남부 일부 전선에서는 미ㆍ영군과 이라크군 사이에서 교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공습은 걸프해역에 있는 미 키티호크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전투기들에 의해 단행됐으며, 공습으로 이라크 방공포대와 지대지 미사일 시스템이 대부분 궤멸됐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공습장소는 이라크 남부 최대 도시인 바스라와 페르시안 걸프만 사이, 쿠웨이트-이라크 북서쪽 지역 등 이라크 남부지역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이라고 미 국방부관계자는 밝혔다.
특히 미 국방부는 이날 공습이 단행된 이라크 방공포대 및 지대지 미사일 시스템은 쿠웨이트 접경지대에 있는 미.영 연합군에게 사용될 수 있는 생.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영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공습이 이라크전 개전을 의미하는지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한 채 "그러나 이날 공습은 시기적으로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여운을 남겼다.
◆ 이라크, `결사항전` 재확인=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옥쇄(玉碎)`를 다짐하면서 대미 항전에 나설 것을 천명했으며, 이라크 국민들도 "성스러운 투쟁"을 외치며 결사항전을 재확인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미국 주도의 이라크 침공을 격퇴시킬 것이라고 거듭 다짐하면서 고위 보좌관들과 전쟁계획을 논의했다고 이라크 국영 TV가 보도했다.
또 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22개 아랍연맹 회원국들에게 "미국의 침공을 막기 위해 긴급행동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카이로의 이라크 외교관이 밝혔다.
이라크 정부는 이날 미 행정부는 미군 사병과 장교들을 속이고 있으며 그들을 이라크로 보내는 것은 "확실한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하메드 사에드 알-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은 "미국 정부는 병사들에게 이라크를 침공하는 것은 소풍이 될 것이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그들을 사지로 보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는 18일 약 5천명의 시민들이 소총을 흔들고 후세인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성스러운 투쟁"을 외치면서 시가행진을 벌였다.
여성과 어린이까지 참가한 시위대들은 "신은 위대하다. 이슬람 성전에 동 참하라"며 항전의지를 연호했다. 바그다드 인근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벌어졌다.
◆ 이라크군, 투항 잇따를 듯=이라크군 17명이 19일(현지시각) 국경을 너어 쿠웨이트 북부 사막지대에 주둔중인 미군부대에 투항했다고 미국의 CNN방송이 미군 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 20일 보도했다.
AFP통신도 미 육군 제3보병사단 산하 제1여단 본부 중대장인 대리올트 대위의 말을 인용, 이라크 군인 15명이 이날 오후 3시께 국경을 넘어 귀순해왔으며, 이들로부터 무기회수 등 조치를 취한 뒤 쿠웨이트 경찰에 인계됐다고 전했다.
테리올트 대위는 부시 대통령의 최후 통첩으로 전쟁이 초읽기에 돌입하게 되면서 "이라크 군인들의 추가 투항이 예상된다"고 밝힌 뒤 귀순자들은 미군이 아니라 쿠웨이트 경찰에서 보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주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