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산업인 전자와 자동차를 떠받치는 대형 부품사들이 지난해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자와 자동차 산업이 관련 부품 산업과 동반 발전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낸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삼성전기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7조9,128억원, 영업이익 5,8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1년과 비교해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109%나 증가한 규모이며 사상 최대 규모 실적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자동차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도 2012년 매출 30조7,890억원, 영업이익 2조9,06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2011년에 비해 매출은 17.1%, 영업이익은 10.2% 증가했다.
LG이노텍은 2012년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5조원을 넘겼다고 밝혔다. 매출은 5조3,160억원, 영업이익은 772억원이며 이 중 영업이익은 2011년 적자를 딛고 흑자전환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이 같은 전(電)ㆍ차(車) 부품사들의 약진은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 산업인 전자와 자동차 산업이 지난해 기록적인 성과를 거둔 데 따른 것이다. 또한 수출용 완성품을 만드는 국내 공장에 공급하는 부품값은 원화로 받아 원화 강세의 영향을 일부나마 피한 것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실제로 삼성전기의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주도한 것은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모바일 향 부품이다. 카메라모듈과 기판 등의 판매 호조가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이어졌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 공장 제품이 호응을 얻으면서 해외 법인 매출이 크게 늘었다. 모듈 및 핵심부품 부문의 경우 미주ㆍ유럽ㆍ중국법인 매출이 각각 24.8%, 20.4%, 13% 증가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전장 부품 사업과 카메라 모듈 등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함에 따라 이 같은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자동차 부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ㆍ차 완성품이 부품사 실적을 이끈 것은 분명하지만 부품사의 경쟁력이 완성품 성과의 상당 부분을 담당한 측면도 봐야 한다"면서 "전자와 자동차 산업은 완성품과 부품이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