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봄바람 부는데… 빈부격차는 더 벌어져

기업경기체감도 7년래 최고
가구실질소득 증가세로 반전… 소득5분위배율은 되레 악화


기업들의 경기체감도가 7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고 전국 가구의 실질소득이 5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봄바람이 부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고 있다. 그러나 가계빚이 분기 기준으로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면서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고용사정도 여전히 바닥을 헤매는 것으로 나타나 온기(溫氣)가 경기 전반으로 확산되기까지는 여전히 힘에 부쳐 보인다. 한국은행이 26일 2,279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내놓은 '기업경기 조사' 결과 2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4로 전월보다 1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 2002년 4ㆍ4분기의 96 이후 7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특히 3월 업황전망 BSI는 101로 전월보다 9포인트나 수직 상승하면서 기준점인 100을 넘어섰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가계동향'에서도 지난해 4ㆍ4분기 전국 가구의 실질소득이 311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 늘어나 5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고 실질소비는 2분기째 늘면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인 2008년 4ㆍ4분기에 워낙 좋지 않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하기는 했으나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러나 절대적인 소득 자체는 늘었지만 빈부격차는 오히려 악화됐다. 2009년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5분위 배율은 5.76배로 2008년(5.71배)보다 오히려 나빠졌다. 1분위 소득(2008년 54만1,000원→2009년 54만원)이 그대로인 반면 5분위 소득(308만9,000원→310만9,000원)은 늘었기 때문이다. 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계층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상대적 빈곤율(가처분소득 기준)은 전국 15.2%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높아졌다. 못 사는 사람들의 절대규모가 그만큼 늘어났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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