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소값은 크게 내리고 있으나 소비자들이 사먹는 쇠고기값은 오히려 오르고 있다고 한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 움직임이 있자 가축시장에서 거래되는 한우 가격(수소 500㎏ 기준)은 지난해 10월 평균 446만원이던 것이이달 13일에는 359만원으로 약 3개월만에 19.5%인 87만원이나 폭락했다.
그런데도도시권 유통매장에서 소비자들에게 파는 쇠고기 가격은 이 기간중 상품 등심의 경우500g당 3만103원에서 3만620원으로 오히려 517원이나 올랐다. 농민들과 소비자들은손해를 보고 중간 유통업자들만 엄청난 폭리를 취한 셈이다. 우리 사회에서 이같은일이 하도 다반사로 일어나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으며농협은 누구를 위한 단체인지 다시한번 묻지 않을 수 없다.
농민은 생산비도 건지지 못할 정도로 가격이 폭락해 울쌍을 짓고 있는데도 소비자 값은 떨어지지 않아 비싸게 사먹을 수 밖에 없는 농수축산물 유통구조 문제는 어제 오늘 등장한 것이 아니다. 농수축산물은 보관이 어렵고 생산조절마저 마음대로할 수 없는데다 상.하차를 위한 인건비 비중이 높아 공산품에 비해 유통마진이 높을수 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렇지만 유통업자들의 농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도 유통상인들이 설 특수를 노리고 산지 소를 값싸게 구입해 비축을 한데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을 막기위해 생겨난것이 바로 생산자단체인 농협이고 농수산물유통공사 등와 같은 정부투자기관인 것이다.
우리는 정부나 생산자단체가 제 본분을 다했다면 이번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특히 농어민을 위한 생산자단체인 농협이 제 역할만 했더라도 말이다. 농협은 하나로 클럽과 하나로 마트 처럼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시킬 수있는 유통채널까지 갖추고 있지 않은가. 농협이 아직까지도 본연의 임무인 경제사업은 소홀히 한채 돈이 되는 금융업무인 신용사업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말이 없게 됐다.
종합금융그룹으로 부상하기 위해 세종증권을 인수하려던 노력의 절반만이라도 경제사업에 투입한다면 농업과 농민은 죽어가는데 농협중앙회만번성하고 있다는 농민들의 비난은 사라질 것이다.
정부와 농협은 작년 11월 농업인의 날에 “농촌이 정말 어렵습니다. 농촌 문제를 현실성있게 잘 세워야 농민이 산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총학생회장 출신 30대 젊은 농민의 절규를 곱씹어 봐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