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2050년 미래 에너지 모습

만약에 전기가 없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무더운 여름날 냉장고를 열고 시원한 물을 벌컥벌컥 마실 수 없고 TV 프로를 보며 하루의 피로를 씻을 수도 없을 것이다. 컴퓨터 작동이 중단돼 모든 업무는 마비되고 밤거리는 그야말로 어둠이 지배하는 암흑천지가 되는 혼란스러운 사태가 불가피할 것이다. 전기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다 보니 우리가 길들여진 문명의 이기(利器)인 전기의 위력에 새삼 놀라게 된다. 지금부터 약 30년 전만 해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마을이 많았고 TV가 있는 집은 거의 손꼽을 정도였다. 그러다가 전기로 인해 개벽을 하듯 새로운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에너지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난 2005년 7월 선진8개국(G8) 지도자들의 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발간된 ‘미래 에너지 보고서’를 참조하면 오는 2050년 에너지 기술의 변화상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거리에는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차량이 질주하고, 지금보다 세 배 정도 단열효과가 뛰어난 새로운 창호기술이 개발돼 한겨울에도 집안에서 추운 줄을 모른다. 각 가정은 소형열병합발전ㆍ연료전지ㆍ태양열과 같은 새로운 기술들로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이 담당하는 전력량의 비중이 크게 높아지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이 현저히 줄어들어 맑은 공기를 시원하게 마실 수 있게 된다.’ 지금은 꿈같은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기술의 눈부신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우리 회사도 미래의 첨단 에너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2015년 선진 4개국 수준의 원전기술력을 확보하려고 해마다 매출액의 6%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발전운전 요원들을 양성하기 위해 직원교육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또 다가오는 수소경제 시대에 대비해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 생산기술 개발에도 동참하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원자력발전 기술이 우리나라가 수소 생산기술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꿈꾸는 사람만이 미래를 창조할 수 있다고 한다. 전 세계는 지금 미래를 위해 새로운 에너지 기술을 개발하고자 고군분투(孤軍奮鬪)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에너지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큰 꿈을 가지고 차근차근 추진해나가면 에너지 자립의 시기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확신한다. 숱한 역경을 이겨내고 세계 속의 한국으로 우뚝 성장한 우리 민족의 저력을 보면 결코 요원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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