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가 제조업 경기 회복에 힘입어 지난 2ㆍ4분기(4~6월)에 무려 15.2%의 '깜짝 성장'을 기록했다.
12일 싱가포르 무역산업부는 올해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연율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15.2% 성장했다고 밝혔다. 무역부는 "바이오의학ㆍ전자산업 등 제조업 부문이 반등하며 급격한 성장세를 실현했다"고 말했다.
1ㆍ4분기 성장률이 1.8%에 그쳤음을 감안할 때 매우 가파른 회복기조로 시장 전망치인 8.1%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기록이다. 싱가포르에서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은 2011년 1ㆍ4분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2ㆍ4분기 GDP 성장률도 3.7%를 기록하며 역시 전문가들의 예상치(2%)를 상회했다. 직전 분기인 1ㆍ4분기의 낮은 신장세(0.2%)에서도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
싱가포르 경제의 '깜짝 호전'은 제조업 및 서비스 부문의 주도로 이뤄졌다. 2ㆍ4분기 제조업 생산은 전분기 대비 37.6% 급증해 1ㆍ4분기의 하락세(-12.7%)에서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서비스 및 건축 부문도 각각 9% 신장해 직전 분기에 이어 회복기조를 이어갔다.
실업률이 5년래 최저치로 하락해 내수소비 증가가 수출 감소를 상쇄할 수 있었다. 미 달러화 대비 통화가치 역시 올 상반기에 3%가량 하락하며 수출경쟁력 회복에 일조했다. 이와 관련해 ING는 신장률 공개 이후 싱가포르의 올해 성장 전망을 종전 1.9%에서 2.6%로 상향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장률 속보치는 주로 해당 분기의 1~2개월 실적을 주로 반영하는 만큼 6월부터 급속히 둔화된 아시아의 경제상황을 다 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싱가포르는 교역규모가 GDP의 3배 수준에 달하는 나라로 최대 시장인 유럽 및 중국 경제의 영향을 받아 지난 2년간 들쭉날쭉한 경기흐름을 보여왔다"며 "중국의 수출규모가 6월부터 급격히 악화된 만큼 다음달 공개될 수정치에서는 좀 더 낮은 성장률이 집계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