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되살아나는 소비심리… 정부가 불씨 살려나가야

소비심리가 조금씩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춤했던 수출도 3월 들어 완연히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어 내수와 수출이 동반호조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케 한다. 국내 경기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침체 국면을 이어왔던 만큼 조심스러운 전망이기는 하나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특히 중산층의 소비추세 파악에 주요 지표로 활용되는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지난해 1·4분기 7.2% 감소에서 올해 국산 5%, 수입차 27% 증가로 돌아섰다. 할인점 매출은 여전히 부진한 편이나 백화점 매출은 회복세다. 부동산도 서울 강북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해지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222건으로 전달보다 20% 늘어났다. 취득세 한시감면 혜택의 영향으로 거래가 활발했던 지난해 3월에 비해 69%나 증가했다.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구매가 살아난다는 분석이다. 코스피지수도 오랜만에 2,000선 탈환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섣부른 결론은 금물이다. 아직은 경기회복의 온기가 경제 곳곳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국민과 기업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차가운 쪽이다. 무엇보다 기업투자가 소비심리 회복을 이끌어야 함에도 과소투자 국면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 4·4분기에서 2013년 3·4분기까지 1년간 약 3조원의 설비투자가 부족했던 것으로 집계됐는데 올 들어서도 여전히 기업들은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체감경기가 확산되려면 기업들이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규제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피부에 당장 와 닿는 것은 통상임금 확대, 정년연장, 근로시간 단축 등 한꺼번에 몰아닥치고 있는 비용상승 부담뿐이다. 꽉 막힌 투자환경에 물꼬를 터주고 규제개혁으로 서비스 산업을 활성화해야 고용도 내수도 살릴 수 있다. 내수회복의 새싹을 키우는 데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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