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 거액 상여금, 산정기준은 애매모호

삼성·SK는 상여, 현대차·LG·한진은 급여 중심

대기업들이 임원들에 거액의 상여금을 챙겨주면서도 대부분의 기업이 그 산정 기준과 방식은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등기임원들의 연봉체계가 삼성, SK는 상여금에, 현대자동차, LG, 한진, GS 등은 급여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속가능경영 컨설팅업체인 EFC는 최근 공개된 2013년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국내 10대 그룹 상장사 임원의 퇴직금을 제외한 보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삼성과 SK그룹만이 보수총액에서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하로 낮았다고 7일 밝혔다.

삼성그룹내 연봉 공개 대상인 49명의 임원의 평균 보수총액 16억5,000만원에서 상여금과 기타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64%(10억6,500만원)에 달했고 급여는 36%(5억8,500만원)였다.

상여금은 통상 초과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 개념으로 지급된다.

SK그룹 역시 등기임원 29명의 보수총액 평균 30억7,400만원에서 상여금 비중이 61%로 급여(39%)보다 훨씬 많다. SK그룹은 등기임원들의 평균 보수가 10대 그룹중에서 가장 많기도 했다.

나머지 그룹들은 상여금보다 급여의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경기침체로 경영실적이 좋지 않아 성과급을 받기가 힘들었던 점도 있지만 연공서열에 따른 차등 급여 체계가 주된 보수책정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등기임원 21명의 평균 보수 18억3,300만원중 급여 비중이 94%에 달했다.

한진그룹 임원 8명의 보수총액 24억3,000만원중 급여가 96%에 달했고 상여금은 수천만원대 수준에 불과했다.

LG, 롯데, GS, 한화그룹 등기임원의 보수에서도 급여 비중이 63∼81%에 이르고 상여금은 얼마되지 않았다.

특히 이들 등기임원이 받는 거액의 상여금이 합당하게 산정된 것인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10대 그룹 중 구체적인 상여금 산정기준을 밝힌 곳은 삼성그룹이 유일했다.

삼성은 목표 인센티브와 성과 인센티브에 대해 월급여 대비 인센티브 수준의 범위와 연 지급 횟수를 명시했다. 다만, 목표 대비 초과달성 수준이 어떻게 평가되는지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하지 않은 채 이사회 결의에 따른 임원처우규정에 따르고 있다고만 밝혔다.

SK그룹 역시 ‘전년말 기준의 경영성과’로만 밝히고 있어 등기임원들의 상여 수준에 대한 구체적인 산정기준을 확인할 길이 없다.

이에 대해 SK그룹측은 “고위직 임원들의 보수가 고정급이 아닌 성과에 연동되는 변동급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며 “이번에 공개된 등기이사 보수는 주주들의 승인 한도내에서 경영성과 측정 지표(KPI) 등에 따라 규모가 결정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현재 등기임원 보수공개 규정에는 세부적인 보수 산정기준 및 방법은 회사의 자율로 기재할 수 있는 자율사항으로 분류해놓고 있다.

통상 등기임원의 보수총액은 매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 승인 안건으로 처리하고 있으나 이는 전체 등기임원에 대한 보수 총액을 승인하는 것으로 주주 역시 개별적인 임원 보수 수준을 사전에 알 수 없다.

주주가 승인한 보수총액을 각 등기임원에게 배분하는 과정은 등기임원으로 구성된 이사회에 의해 결정된다.

승인보수 한도 내에서 이사회 구성원의 보수를 이사회 스스로 결정하는 셈이다. 대다수 기업은 이사회의 보수 결정 기준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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