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마저 빨간불

유동성 경색 심화에도
인민은행은 요지부동
단기금리 연일 치솟아

중국 실물경제에 이어 자금시장도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중국 단기자금 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지만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요지부동이어서 자금시장의 불안감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중국 은행 간 하루짜리 초단기금리는 장중 13.85%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일보다 무려 5.9%포인트나 급등한 셈이다. 7일짜리 환매조건부채권 금리도 전일 8.22%에서 장중 12.06%까지 급등했다.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인하해 시중에 자금을 풀 것이라는 기대감이 인민은행의 공식 부인으로 물거품이 된데다 6월 HSBC 제조업 PMI가 예상치를 큰 폭으로 밑돈 점도 단기자금 시장을 얼어붙게 했다.

최근 중국의 은행 간 단기금리는 단오절에 기대했던 자금이 풀리지 않으며 은행 간 자금 미스매칭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주간 가파른 상승세를 타다가 13ㆍ14일 자금수혈 기대감으로 주춤한 뒤 전일부터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민은행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인민은행은 "단기자금 시장에서 공개시장 조작을 통한 개입으로 돈을 풀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전일 리커창 총리도 국무원 상무위원회에서 정부가 나서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풀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리 총리는 "현대적인 통화 유동성을 잘 활용하고 금융자원 배분을 최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21세기경제보는 '유동성의 공회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의미로 정부 주도의 유동성 공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중궈정취안바오도 논평에서 "중국 통화정책이 전환점을 맞았다"면서 "이전처럼 경기부양을 위해 대대적으로 돈을 풀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제는) 당국이 자금공급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단기자금 경색이 자칫 은행 간 자금시장의 무질서한 디레버리징(차입청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신경색의 충격이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경제로까지 서서히 전이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일부 중소은행이 단기금리 급등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특히 중소기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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